백세주 한류 타고 부활 조짐
이달 초 한국을 방문한 중국 중마이(中脈)그룹 임직원 8000여명은 한강에서 삼계탕 파티를 벌였다. 어울림주(酒)로 국순당 백세주(사진)를 마셨다. 지난 1월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린 세계경제포럼(다보스포럼) 한국의 밤 행사에서도 백세주가 상에 올랐다. 주최측이 세계적인 와인과 함께 어울림주로 국순당을 선택했다.

작년 이엽우피소 혼입 파동으로 타격을 입은 백세주가 명성을 되찾고 있다. 한류를 타고 ‘한국 대표 전통술’로 떠올랐다. 중국인 관광객(유커)에게 한국의 술을 알리고 싶어하던 서울시는 한강 삼계탕 파티의 어울림주로 백세주를 택했다.

국순당 관계자는 “행사에 참석한 유커들은 백세주가 인삼이 들어간 한국 전통주란 설명에 높은 관심을 보였다”고 말했다. 중국인은 예전부터 한국 인삼을 선호해 관심이 더 컸다는 것이다.

백세주는 또 지난 3월엔 주류 제품 중 유일하게 정부의 ‘우수문화상품’에 꼽혔다. 우수문화상품은 문화체육관광부와 농림축산식품부가 공동으로 선정한다. 국내에서 개발한 제품 중 수출 가능성이 높은 제품을 뽑아 세계 시장에 알릴 수 있도록 돕는다.

1992년 국순당이 개발한 백세주는 2000년대 초반까지 매출 1000억원을 넘어서며 승승장구했다. 백세주의 인기가 높아지자 국내 주류업체들은 앞다퉈 비슷한 전통주를 선보였다. 그러나 2005년 이후 와인 사케 소맥(소주, 맥주 혼음) 등 다양한 주류 문화가 나타나면서 전통주의 입지가 약해졌다. 작년엔 원료인 이엽우피소 혼입 논란 탓에 20년 만에 영업적자를 냈다. 논란이 일자 국순당은 모든 제품을 자진 회수해 전량 폐기했다.

국순당은 앞으로 백세주를 내세워 해외 시장을 적극 공략할 계획이다. 박민서 국순당 브랜드매니저는 “국순당은 외국인 관광객에게 선보이는 한국 대표 술로 개발한 제품”이라며 “한국 대표 전통술이란 위상을 되찾고 있는 만큼 해외 마케팅을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국순당은 중국을 비롯해 미국 일본 등 세계 30개국에 백세주를 수출하고 있다. 중국에선 1999년부터 국내 브랜드와 동일한 ‘바이쑤이주(百歲酒)’란 이름으로 판매 중이다. 하지만 전체 매출에서 해외 매출이 차지하는 비중은 10%에 그친다. 올해 해외 마케팅을 강화해 해외 매출 비중을 높일 계획이다.

노정동 기자 dong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