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3만가구에 육박하는 아파트가 분양된다. 분양시장에서 1~2월은 대표적 비수기다. 연휴가 있는 데다 겨울 추위가 절정에 달해 모델하우스 개장이 어려워서다. 설날 연휴로 인해 분양 일정을 잡기도 난감하다. 올해는 상황이 다르다. 작년에 공급을 못했던 아파트들이 연초부터 나온다. 상대적으로 경쟁률이 낮은 시기인 만큼 실수요자에게 기회가 될 수 있다고 부동산 전문가들은 조언했다.
삼성물산이 이달 서울 광진구 구의1구역을 재건축해 분양하는 ‘래미안 구의 파크스위트’ 조감도.
삼성물산이 이달 서울 광진구 구의1구역을 재건축해 분양하는 ‘래미안 구의 파크스위트’ 조감도.
겨울 비수기 무색

부동산114에 따르면 올해 민간 건설사들은 아파트 31만9889가구를 공급할 계획이다. 이 중 1~2월에 2만9187가구(1월 1만3521가구, 2월 1만5666가구)가 나온다. 2003년(3만422가구) 이후 13년 만의 최대 물량이다. 작년 말에 공급을 못하고 이월된 물량이 많은 데다 건설업체들이 공급 과잉 논란을 의식해 분양을 서두르고 있다고 전문가들은 분석했다.

실수요자라면 비수기를 노릴 만하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한다. 분양 물량이 풍성해 선택의 폭이 넓고 상대적으로 경쟁을 피할 수 있어 당첨확률이 높아서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작년 1~2월 1순위 청약 경쟁률은 9.21 대 1로, 1~11월 평균 경쟁률인 11.28 대 1보다 낮았다.

분양을 준비하는 단지들의 면면도 화려하다. 알짜 재개발·재건축단지부터 인기 택지지구까지 선택의 폭이 넓다. 서울에서는 도심권과 강남에서 재개발·재건축 아파트가 많이 공급된다. 삼성물산은 서울 광진구 구의1구역을 재건축한 ‘래미안 구의 파크스위트’를 이달 분양한다. 전용면적 59~145㎡ 854가구며 이 중 502가구를 일반분양한다. 서울 지하철 5호선 아차산역이 도보권이어서 강남·북으로 출퇴근하기 쉽다.

GS건설은 서울 서초구 잠원동 반포한양아파트를 재건축한 ‘신반포자이’를 내놓는다. 전용면적 59~155㎡의 608가구며 이 중 전용면적 59~84㎡ 153가구를 일반에 공급한다. 서울지하철 3호선 잠원역, 7호선 반포역, 3·7·9호선 환승역인 고속터미널역을 도보로 이용할 수 있는 트리플역세권 단지다.

(주)한라는 서울역과 직선거리로 300m 정도에 불과한 중구 만리동 2가 10에서 ‘서울역 한라비발디 센트럴’을 분양한다. 전용면적 71~95㎡ 199가구며 일반분양은 109가구다. 단지 바로 뒤에 손기정체육공원이 있고 인근에 서울역고가공원 등이 조성될 예정이다.

수도권에서는 대단지 공급이 많다. 대우건설은 경기 고양시 탄현동에 ‘일산 에듀포레 푸르지오’ 아파트를 선보인다. 전용면적 59~99㎡ 1690가구 대단지다. 인근에 황룡산, 탄현근린공원이 있어 주거환경이 쾌적하다. 현대산업개발은 경기 평택시 용죽지구 A1의 1블록에서 ‘비전 아이파크 평택’(585가구)을 분양한다. 단지 북측으로 배다리저수지를 품은 24만여㎡ 규모의 배다리생태공원을 마주하고 있다.
분양시장 '겨울 비수기' 없다…1·2월에도 3만가구 공급
인기 신도시·택지지구 후속 분양 활발

작년에 아파트가 꾸준히 공급됐던 경기 화성시 동탄2신도시에서도 연초부터 분양이 쏟아진다. 호반건설은 동탄2신도시 A97블록에서 393가구를 공급할 예정이다. GS건설도 같은 지구 A8블록(979가구)에서 아파트를 공급한다. 남해종합건설은 이 지구 B9블록에 147가구 단지를 선보일 예정이다.

하남시 미사강변도시와 시흥시 은계지구, 의정부시 민락2지구, 인천 청라지구 등에서는 2월에 분양이 많다. 대림산업, 우미건설, 모아건설, 대광건영 등이 아파트를 내놓을 예정이다.

광역시에서 역세권 주변, 지방에서는 작년 완판(완전 판매)을 기록했던 곳에서 후속 단지들이 공급된다. 대구에서는 KTX 동대구역 주변에서 대우산업개발이 ‘이안 동대구’(617가구)를 공급한다. 부산지하철 1호선 초량역 인근 초량 1-1구역에선 대림산업이 939가구의 아파트를 선보일 예정이다. KTX 울산역과 신진주역 주변에서도 아파트 공급이 예정됐다. 다음달 동문건설은 ‘울산 KTX역세권 동문굿모닝힐’(503가구)을, 흥한주택종합건설은 ‘신진주 역세권 센트럴 웰가’(1152가구)를 분양한다.
롯데건설과 호반건설이 아파트를 공급할 예정인 원주기업도시 조감도.
롯데건설과 호반건설이 아파트를 공급할 예정인 원주기업도시 조감도.
지난해 첫 분양에 성공한 강원 원주기업도시에서도 후속 분양이 나온다. 9블록에서 롯데건설이 ‘원주 롯데캐슬 더 퍼스트 2차’(1116가구)를 분양한다. 8블록에서는 호반건설이 882가구의 중소형 단지를 내놓을 예정이다.

김하나 한경닷컴 기자 han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