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영업자 폐업에 속타는 보안업체
서울 홍대 뒷골목에서 2011년부터 카페를 운영 중인 안모씨(50)는 얼마 전 보안서비스를 해지했다. 주변에 카페가 다섯 개 더 생기면서 매일 커피 열댓 잔을 겨우 파는 등 경영에 어려움을 겪고 있어서다. 옆 골목의 곱창집 등 서너 곳은 최근 문을 닫았다.

자영업자들의 휴·폐업이 늘면서 불똥이 보안업계로 튀고 있다. 소상공인과 자영업자는 대부분 보안업체 고객이다. 점포에 감지기를 설치하고 침입 등 이상신호가 감지되면 보안회사 관제센터가 현장에 직원을 보낸다. 이용료는 매달 10만원 안팎이다. 입구에 보안업체 로고가 그려진 패널을 거는 것만으로도 도둑을 막는 효과가 있어 대부분의 가게는 보안서비스를 이용한다.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사태와 경기 부진 등으로 상반기에만 자영업자 10만여명이 가게 문을 닫았다. 통계청에 따르면 영세 자영업자는 올해 상반기 397만5000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408만2000명)보다 10만7000명 줄었다.

한 보안업체의 상점 고객(자영업자) 해약 건수는 2012년 이후 반기별로 1000건 이상 늘고 있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매달 신규 계약이 해약보다 많았으나 올 상반기엔 해지 건수가 처음으로 신규 계약을 넘어섰다. 이탈이 이어지자 일부 업체는 ‘반값에 해주겠다’며 가격 후려치기에 나섰다. 한 보안업계 관계자는“서비스의 질을 높이지 않고 가격 경쟁에만 열을 올리면 시장의 질서가 무너진다”고 우려했다.

김정은 기자 likesmil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