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정배 대표(왼쪽)가 항공기용 무장운용 시뮬레이터를 점검하고 있다. 에어로매스터 제공
서정배 대표(왼쪽)가 항공기용 무장운용 시뮬레이터를 점검하고 있다. 에어로매스터 제공
경남 사천시 사남면에 있는 에어로매스터(대표 서정배)는 지난 6월 말 본사 바로 옆에 5000여㎡ 규모의 두 번째 공장을 세웠다. 750㎡ 규모인 3층짜리 본관 공장의 6.7배에 이른다. 건축비는 모두 30억원이 들어갔다. 항공기에 장착하는 전자장비와 기체수명관리프로그램, 시뮬레이션 시스템 등을 개발하는 에어로매스터의 지난해 매출은 37억6000만원. 임직원 30명인 에어로매스터가 1년 매출의 80%를 선투자한 것은 그만큼 미래에 대한 자신감이 크기 때문이다.

항공기술사인 서정배 대표가 2001년 창업한 에어로매스터는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의 한국형 기동헬기 ‘수리온’에 들어가는 데이터전송시스템(DTS)을 2012년 국산화했다. 조종사의 임무계획 데이터를 항공기에 전송하고 임무 수행 중 저장된 비행데이터를 지상으로 보내는 항공전자장비다.

이 회사는 2009년 정부자금 3억원과 자체 자금 5000만원을 투입, 3년간의 연구 끝에 이스라엘 방산기업이 만든 DTS와 동등한 성능의 제품을 개발했다. 2017년까지 수리온 2차분 60여기에 DTS를 공급하는 데 이어 후속 생산분 150여기에도 납품할 예정이다.

에어로매스터는 FA-50 등 T-50 계열 항공기에 장착하기 위해 데이터전송 및 기록시스템(DTRS) 시제품 개발도 마쳤다. 지난해부터 진행 중인 환경시험과 내년에 시행할 비행시험을 통과하면 미국 방산기업이 KAI에 공급 중인 DTRS를 대체할 수 있다.

서 대표는 “헬기용 DTS를 독자개발하는 과정에서 숱한 시행착오를 겪었다”며 “여기서 익힌 노하우로 항공기용 제품까지 생산했다”고 설명했다.

에어로매스터는 산업통상자원부로부터 15억원을 지원받아 항공기에 부착한 각종 센서에서 수집된 정보를 임무컴퓨터에 전송해주는 RIU(Remote Interface Unit)플랫폼을 2017년까지 개발할 예정이다.

서 대표는 “향후 10년간 한국형 전투기(KF-X) 개발과 소형 민수·군용헬기(LAH·LCH) 양산 프로젝트에 부품 및 소프트웨어 공급업체로 참여하면서 700여억원의 신규 매출을 올릴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서 대표는 “KAI가 록히드마틴과 함께 미국 공군에 고등훈련기를 납품하면 220억원 이상의 추가 매출도 기대된다”고 덧붙였다.

사천=최승욱 선임기자 swcho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