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생계획 인가…웅진 구조조정 본격화

식품·케미칼 매각 땐 내년초 법정관리 졸업
지주사 체제 유지한채 정상화 첫 사례될 듯
출판만 남는 웅진…33년전 '원점'으로

서울중앙지법 파산3부가 웅진홀딩스(1,485 -1.66%)의 회생계획안을 인가함에 따라 웅진그룹은 소형 지주회사로 변모해 회생할 발판을 마련했다. 회생계획안에 따르면 2015년까지 회생절차(법정관리)가 진행된다. 하지만 자회사 매각 속도 등에 따라 조기 졸업도 가능할 전망이다. 이와는 별도로 법원이 지주회사의 회생계획안을 처음으로 인가했다는 점, 채권단과 채무자가 사전계획안을 마련해 회생절차를 신속하게 인가받았다는 점 등은 의미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조기 졸업 가능할까

제도적으로는 당장 법정관리를 졸업하는 것도 가능하다. 법원이 2011년부터 시행하는 패스트트랙 제도(6개월 내에 법정관리를 졸업시키는 제도)가 법정관리 기업이 주요 채무를 갚음과 동시에 조기졸업을 신청할 수 있도록 하고 있어서다. 채무를 전부 또는 대부분 갚고서야 법정관리를 졸업할 수 있었던 과거와는 달라진 점이다.

웅진홀딩스는 당장 코웨이 매각대금 중 5000억원을 우리투자증권 등 담보채권자에 갚을 계획이다. 채권을 갚고 나면 법원에 조기졸업을 신청할 수 있다. 작년 9월26일 법정관리를 신청한 이후 6개월 만에 조기졸업하는 것도 가능하다.

하지만 웅진홀딩스가 조기졸업을 신청할 가능성은 높지 않다는 게 전문가들의 전망이다. 케미칼·식품 매각이 원활하지 않을 경우 채권단이 조기졸업에 동의하지 않을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관건은 자회사 매각이 순조로울지 여부다. 웅진홀딩스는 다음주부터 웅진케미칼 매각작업을 시작할 계획이다. 하반기에는 웅진식품 매각도 마무리지을 예정이다. 만일 두 회사의 매각이 연내 마무리되면 내년 초에는 법정관리에서 졸업할 수 있을 것이라는 게 대체적인 관측이다.

웅진그룹은 브리태니커 백과사전을 팔던 윤석금 회장(사진)이 1980년 자본금 7000만원과 직원 7명으로 세운 웅진출판(현 웅진씽크빅)이 모태가 됐다. 이후 계열사를 20개까지 늘리며 재계 서열 30위권으로 성장했으나 지난해 법정관리를 신청하면서 흔들리게 됐다. 법정관리를 졸업하면 웅진그룹은 웅진씽크빅과 북센 등 2개 회사만을 거느린 소규모 지주회사로 남게 된다.

이날 회생계획안을 인가받은 극동건설의 경우 출자전환을 거치면 채권단이 최대주주가 돼 웅진그룹에서 떨어져 나간다.

◆사전계획안 제도 확산 전망

웅진홀딩스의 법정관리가 신속하게 결정될 수 있었던 것은 법원이 웅진홀딩스에 국내 기업으로는 처음으로 ‘사전계획안에 따른 회생절차’라는 새로운 제도를 적용한 덕분이다. 사전계획안에 따른 회생절차는 채권자와 채무자가 관계인집회(회생계획안을 합의하는 회의) 이전에 회생계획안을 만드는 제도다.

종전 세 차례에 걸쳐 진행되는 관계인집회를 하루 만에 치를 수 있어 시간이 단축된다. 기업가치 훼손도 어느 정도 막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따라서 사전계획안에 따른 회생절차는 앞으로 법정관리 신청 기업에 유용하게 적용될 전망이다.

웅진홀딩스가 지주회사 체제를 유지하며 법정관리를 받게 된 것도 의미가 있다는 분석이다. 법무법인 관계자는 “지주회사 최초로 법정관리를 신청한 그룹이 지주회사 형태를 유지한 채 정상화되는 선례를 남길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정영효/김병근 기자 hugh@hankyung.com

ⓒ 한경닷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