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자동차가 2014년 준중형급 박스카 쏘울 전기차를 내놓는다. 현대자동차도 같은 해 아반떼급 준중형 전기차를 선보일 예정이다. 경차 레이(기아차)와 소형차 블루온(현대차)에 이어 준중형 전기차 모델을 내놓고 전기차 라인업을 확대한다는 전략이다. 현대차그룹은 또 중국 시장에 하이브리드카(휘발유·전기 혼용차)를 출시하기 위해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하는 등 친환경 자동차 시장 공략에 적극 나서고 있다.

○쏘울 전기차 2014년부터 판매

현대차그룹 고위 관계자는 최근 기자와 만나 “2014년 기아차 쏘울 후속 모델이 출시될 때 전기차 모델도 함께 내놓을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전기차에 대한 정부 지원금 규모 미확정, 충전 인프라 부족, 배터리 성능의 한계 등의 문제점이 있지만 2014년이면 어느 정도 해결점을 찾을 것으로 본다”며 “이 시기에 맞춰 쏘울 전기차를 내놓으면 일반 판매도 충분히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차도 쏘울과 비슷한 체급인 아반떼급 전기차를 같은 해 내놓을 예정이다. 이 관계자는 “박스카 전기차는 기아차가 개발하고 현대차는 세단형 전기차를 내놓는 식으로 역할을 분담했다”며 “크기는 아반떼급이지만 디자인이 다른 독자모델을 개발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기아차는 기존 내연기관 모델을 개조해 전기차를 내놓는 반면 현대차는 전기차 전용 모델을 따로 내놓는 것이다. 현대·기아차는 경차 레이에 이어 박스카, 세단 등 다양한 차종으로 전기차 시장을 공략할 방침이다. 쏘울 전기차가 출시되는 해에 BMW코리아도 전기차 i3와 i8을 내놓을 예정이어서 국내 시장에서 전기차 판매 경쟁이 본격화될 전망이다.

○현대차, 중국 시장 공략

현대차그룹은 하이브리드카 시장 공략에도 적극 나설 계획이다. 가장 주목하고 있는 곳은 세계 최대 자동차 시장인 중국. 현대차는 최근 중국 하이브리드카 시장에 진출하기 위해 TF를 만든 것으로 확인됐다. 현대차 관계자는 “당초 중국 정부는 기술이 부족한 하이브리드카를 건너뛰고 전기차로 직행하는 ‘신에너지 자동차 발전 계획’을 추진했지만 전기차 판매가 저조하자 하이브리드카 쪽으로 방향을 틀었다”며 “이에 맞춰 TF를 구성해 중국 진출을 위한 전략을 구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현대차는 내년 상반기부터 중국에서 하이브리드카를 판매할 예정이다. 중국 현지 공장에서 하이브리드카를 생산하는 방안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 도요타자동차는 작년 말부터 중국에서 현지 전략형 하이브리드카를 개발하고 있다.

현대차 관계자는 “언젠가는 전기차가 내연기관 자동차를 대체하겠지만 그렇게 되기까지 시일이 걸릴 것”이라며 “이 때문에 하이브리드 기술 개발도 병행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현대차는 그랜저 등 준대형급 모델의 하이브리드카 개발도 진행 중이지만 구체적인 출시 시기를 정하지는 않았다.

조철 한국산업연구원 주력산업팀장은 “전기차는 충전 인프라 확충과 비싼 가격 등이 해결돼야 하기 때문에 현대차도 당분간 하이브리드카 시장 공략에 주력할 것”이라며 “2014년에 국내외 브랜드들이 전기차를 잇따라 내놓을 예정이지만 소비자들에게 얼마나 팔릴지는 두고봐야 한다”고 말했다.

최진석 기자 iskr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