檢, 4개 저축은행 압수수색

불법대출·횡령·배임 등 오너들 비리 혐의 정조준…정·관계 로비도 집중 수사
[저축은행 4곳 영업정지 파장] 이번주부터 대주주ㆍ경영진 줄소환…

영업정지 저축은행에 대한 검찰의 수사가 본격 개시됐다.

저축은행비리 합동수사단(단장 최운식 부장검사)은 7일 영업정지된 솔로몬, 미래, 한국, 한주 등 4개 저축은행 본점 사무실과 주요 지점, 대주주와 저축은행장 등 주요 경영진의 자택 30여곳에 대해 압수수색을 벌였다.

합수단은 압수수색을 통해 대출자료와 회계보고 문서, 컴퓨터 하드디스크 등을 확보한 뒤 압수물 분석이 끝나는 대로 이르면 이번 주부터 경영진을 소환할 방침이다. 이번 압수수색팀에는 서울중앙지검 수사인력과 금융감독원, 예금보험공사 직원 등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영업정지된 4개 저축은행은 △대출 과정에서 차주에 대해 신용조사를 하지 않거나 △대출 담보에 대해 허위 감정을 하고 △대주주 신용공여 한도와 동일인 대출 한도를 넘긴 혐의 등을 받고 있다. 또 이들 저축은행 대주주와 임원은 차명계좌 등을 이용해 수백억원대의 회삿돈을 횡령·배임해 비자금을 조성했다는 의혹도 받고 있다.

검찰 관계자가 “단순히 저축은행의 부실경영에만 초점을 맞춘 것이 아니다”고 강조함에 따라 이번 수사를 통해 정·관계와 금융권의 유착 사례가 상당 부분 드러날 것으로 전망된다.

검찰은 특히 퇴출 저축은행 오너들이 그간 벌여온 불법행위에 대해 집중적으로 수사를 진행 중이다.

임석 솔로몬 저축은행 회장(50)은 지난해부터 최근까지 재무상태 등 영업실적이 비교적 양호했던 것으로 평가된 계열사인 ‘솔로몬캐피탈’을 고의로 파산시켜 파산 배당금으로 30억원을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 임 회장은 이날 전화통화에서 “솔로몬저축은행이 영업정지될 수 있다는 소식이 퍼지자 대출모집인들이 거래를 하지 않으려 했다”며 “솔로몬캐피탈의 적자가 불어나면서 폐업할 수밖에 없었다”고 해명했다.

지난 3일 회삿돈 200억원을 인출해 중국으로 밀항하려다 체포돼 이날 구속영장이 청구된 김찬경 미래저축은행 회장(55)은 제3자를 내세워 1500억원가량의 불법대출을 받은 혐의다.

그는 충남도에 총 27홀 규모의 골프장 겸 온천리조트를 차명으로 소유하고 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이 리조트의 현재 시가는 2000억원대인 것으로 알려졌다. 아프리카 카메룬의 다이아몬드 매장량을 부풀려 주가를 조작한 혐의를 받고 있는 광산 개발업체 CNK에 회삿돈으로 투자하는 등 저축은행 공금을 사금고화한 의혹도 받고 있다.

윤현수 한국저축은행 회장(59)의 경우 동일인 한도 초과 불법대출 등 상호저축은행법 위반 등의 혐의를 받고 있다. 김임순 한주저축은행 대표(53)는 수년간 부실 담보로 대주주와 여러 차주에게 수백억원 상당을 불법대출해 줬다는 혐의다. 검찰은 각 저축은행 오너들의 비리 혐의가 드러나는 대로 전원 사법처리할 계획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퇴출 저축은행 오너들이 사업을 확장하기 위해 조성한 적지 않은 비자금과 돈의 사용처에 대해서도 수사할 계획이다. 검찰 관계자는 “사업을 확장하는 과정에서 일부 저축은행의 경우 정·관계에 전방위 로비를 한다는 제보들이 속속 들어오고 있다”며 “정·관계 로비와 관련된 사실이 드러날 경우 12월 대선 정국에 저축은행발 대형 폭탄이 터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장성호/안대규 기자 ja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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