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속보]헝가리 정부가 슬러지 유출에 대비해 방어벽 쌓기에 속도를 내고 있다.

AP통신에 따르면 헝가리 정부가 슬러지가 다시 유출될 때를 대비해 방어벽을 쌓는 작업을 서두르고 있다고 11일 보도했다.이날 독성 슬러지가 유출된 헝가리 알루미늄 제련업체 말(MAL)의 저수조 댐이 2차 붕괴 우려가 있다는 지적이 나왔기 때문이다.

헝가리 통신사 MTI는 “저수조 북쪽 댐과 인근 콜론타르 마을 사이에 돌로 만든 길이 400m,폭 20m,높이 5m 규모의 방어벽을 만드는 작업이 진행되고 있다”고 전했다.

전날 시작된 이 공사는 같은 날 저녁 기초공사를 마쳤으며 11일 저녁 마무리될 것이라고 일레스 졸탄 환경차관이 밝혔다.이 방어벽은 저수조 댐이 완전히 무너져 남은 슬러지가 유출될 것에 대비해 슬러지의 흐름을 최대한 늦추고 피해를 최소화하려는 수단이다.

10일 밤 전문가들은 저수조 북쪽 댐에서 균열을 발견하고 댐이 무너져 슬러지가 다시 유출될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했다.둑의 이 부분이 터지면 피해 규모는 1차 유출 때보다 훨씬 더 클 것으로 예상된다.1차 유출된 슬러지는 약 70만㎥로 총 저장량의 5%에 불과하기 때문이다.또 저장 댐에 남아 있는 슬러지는 이미 유출된 것보다 농도가 진해 독성도 강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이 방어벽은 슬러지가 이 지역의 하천인 ‘토르나(Torna)’로 흐르는 것을 차단하기 위한 목적이 크다고 MTI가 보도했다.오염물질이 하천으로 유입될 경우 환경오염 정도가 커지기 때문이다.지난 4일 유출된 슬러지는 토르나 등 마을 인근 실개천을 따라 마르칼강에 유입됐고 이어 라바강과 다뉴브강 지류를 거쳐 다뉴브 강 본류에 흘러들면서 다뉴브 강 생태계에 심각한 영향을 줄 것이라는 우려가 나왔다.

앞서 오르반 빅토르 헝가리 총리는 전날 연 기자회견에서 “저수조 댐이 무너지면 약 50만㎥의 슬러지가 추가 유출될 것으로 추정하고 있지만 정확한 수치는 남은 슬러지가 어느 정도 끈적끈적한 상태이냐에 따라 달렸기 때문에 제시하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한편 4일 MAL사의 알루미늄공장 저장 댐에서 발생한 독성 슬러지 유출 사건으로 지금까지 7명이 사망하고 최소 120명이 부상했다.1995년 설립된 말사는 헝가리에 3곳의 생산 공장을 가지고 있다.붉은색 슬러지는 알루미늄 원료인 보크사이트를 제련할 때 발생하는 물질로 중금속 성분과 약간의 방사능이 함유된 것으로 알려졌다.MAL사의 대표는 AP통신과의 인터뷰를 통해 “사망자와 부상자들에게 죄송하다”며 “사태를 빨리 수습하고 회사가 할 수 있는 최선의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말했다.

임기훈 기자 shagg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