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이 27일(현지시간)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그동안 궁금증을 자아냈던 야심작 태블릿 PC를 공개했다. 새 모바일 기기 '아이패드(iPad)'가 그것이다. 애플은 아이팟 아이폰에 이어 또 한번 신화를 창조할 수 있을 것인가. 애플의 최고경영자 스티브 잡스는 성공을 자신했다. 그는 아이패드를 발표하는 자리에서 애플을 노키아 삼성과 경쟁하는 모바일 회사라고 새로이 정의했다. IT(정보기술)산업 경쟁판도의 변화를 예고하는 발언이란 점에서 우리도 관심을 갖지 않을 수 없다.

적지 않은 분야들이 아이패드 영향권에 들어갈 것으로 보인다. 스티브 잡스는 "요즘엔 누구나 스마트폰과 랩톱을 쓰고 있지만 이를 연결해 줄 기기는 없을까를 고민했다"고 말했다. 넷북 전자책 등 IT시장에 미칠 파장이 만만치 않을 것이란 얘기다. 애플이 콘텐츠와 문화 미디어 등 서비스 측면에 주목, 하드웨어 이상의 가치사슬을 만들어내며 과거의 태블릿 PC와는 확실히 다른 차별성을 보여준다는 점을 감안하면 특히 그렇다.

애플의 아이패드가 국내에 어떤 바람을 몰고 올지는 두고 볼 일이다. 그러나 애플의 아이패드를 놓고 국내에서의 판매가능성이나 따지고 있는 것은 나무만 보고 숲을 못 보는 것이나 다름없다. 모바일로 옮겨가는 속도가 더욱 빨라지고 있는 점에 주목하고 대응을 서둘러야 한다.

특히 애플의 끝없는 도전은 우리 기업들이 배워야 할 점이다. 남이 만들어낸 경로를 따라가는 것만으로는 진정한 1등기업이 될 수 없다. 애플처럼 새로운 경로, 새로운 추세를 만들어내야 리더기업이다. 또 애플이 고객의 입장에서 갈 길을 찾아나서는 것도 주목할 점이다. 스티브 잡스는 "넷북은 느리고, 디스플레이에 문제가 있으며, PC 소프트웨어를 사용하는 단점이 있다"고 지적했다. 그래서 나온 것이 아이패드란 얘기다.

두말할 것도 없이 IT강국은 애플처럼 도전하고 창조하는 기업이 많아야 가능하다. 우리에게 그런 기업이 얼마나 있는가. 또 정부의 IT정책이나 환경은 그런 기업이 나올 만한 수준인가. 애플을 보면서 이런 질문을 던지지 않을 수 없다. 정부도,기업도 발상의 전환을 통해 창조적인 IT전략을 강구해야 할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