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에 LCD디스플레이 부품을 납품하는 ㈜비케이엘씨디(BKLCD,대표 김한주)의 제1회의실. 프로세스 개선을 통한 IT시스템 구축을 위한 회의가 한창이다. 이 자리에는 BKLCD의 임원진,전략기획팀과 전자업에 약 20여년간 근무한 경력이 있는 대중소IT혁신사업의 IT혁신전문가(IM) 조기식 위원이 참석했다.

"수요예측 범위가 정확하지 않고 실시간 매출과 손익 현황파악이 어렵습니다. 그렇다보니 고객사는 물론 해외사업장과의 업무 효율성이 떨어지고 경영자원이 낭비돼 고민이네요. "(BKLCD 박병승 이사)

"내부시스템을 진단해보니 현재 BKLCD는 본사와 해외사업장을 포함한 관계사 간의 업무 프로세스가 최적화되지 않은 것이 원인인 듯합니다. 프로세스의 코드를 단일화하고 주문에서 생산까지의 정보를 통합관리하는 시스템이 구축되어야 할 것 같습니다. "(IM 조기식 위원)

반도체와 LCD사업 분야는 어느 산업보다 시장의 요구사항에 능동적으로 대응함으로써 매출확대와 수익성 개선의 기반을 마련해야 하는 업종이다. 하지만 보광그룹의 계열사인 BKLCD와 STS반도체통신(대표 김한주)은 현재 업무 프로세스와 업무 수행기반 상에서 발생되고 있는 원인모를 문제점들로 급변하는 시장상황의 대응에 한계가 나타나고 있었다. 특히 두 회사는 관계사 및 해외사업장들은 물론 모기업인 삼성전자와의 교류가 필수적이지만 회사마다 별도의 시스템으로 분산 운영되어 통합관리의 문제점이 발생하고 있었다.

지난해 9월부터 전자분야의 상생IT혁신전문가들은 BKLCD와 STS반도체통신을 현장 방문해 두 회사의 내부 정보화 담당자와 공동으로 약 2개월 동안 회사의 전반적인 IT 환경분석과 정밀한 업무진단을 실시했다. 진단분야는 사내 시스템관리,조달 · 구매 업무처리,생산 · 제조,판매 · 물류,품질관리 등의 부문에 걸쳐 두루 진행됐다. 부문별 내부 문제점을 파악하고 IT를 활용한 정보화 시스템 구축을 통해 모기업과의 상생협력 효율성을 극대화시키는 전략을 수립하는 것이 이번 진단의 목적이었다.

IM의 진단과정 중 현재 BKLCD와 STS반도체통신은 입 · 출고 수량,재고물량의 정확한 규모 파악이 어렵고,본사와 해외공장 간 시스템으로 현황집계가 이뤄지지 않고 있었으며,원가계산이 수작업으로 진행되어 결산이 지연되고 정확도가 떨어지고 있다는 문제점이 도출됐다.

전자분야의 IT혁신전문가로 이번 진단과정에 참여한 조기식 위원은 "두 회사는 기준정보 표준화,수불관리 체계,생산관리 체계,원가 및 수익성 분석 체계 등의 업무 프로세스는 물론 업무 처리의 효율성과 정확성 제고,관리 역량 강화를 위한 IT 지원 체계가 미흡했다"며 "시스템과 인력 등의 전사적 혁신을 통해 사업 경쟁력을 확보하는 것이 시급한 것으로 판단됐다"고 설명했다.

정보화담당자와 IM은 진단결과를 바탕으로 사업 환경상에서 발생되는 시장 요구사항과 내부 문제점을 종합해 글로벌 경영체계 확립과 전사 프로세스의 표준화 및 최적화,전사 차원에서의 통합 정보관리 및 활용 기반을 마련할 수 있는 전략을 수립했다. 또한 IT를 활용한 통합경영정보시스템을 운영함으로써 정확한 정보를 통한 신속한 의사결정으로 수주에서 판매까지의 원스톱(one-stop) 경영환경을 구축하는 것이 핵심전략으로 도출됐다.

통합경영정보시스템을 구축할 경우 본사 및 관계사,해외 법인 간의 시스템을 통합하는 글로벌 물류체계를 통합하고 기준정보 및 프로세스 체계를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또한 처리시간이 더디고 업무효율성 문제로 제기되던 거래내역은 전자상거래(e-business) 시스템을 적극 활용해 국내는 물론 해외사업장인 홍콩,중국 등과의 거래를 빠르고 정확하게 진행할 수 있게 될 전망이다.

회사 측은 이번 IM의 내부 진단에 크게 만족하고 있다. BKLCD의 김 대표는 "회사 내부상황을 짧은 시간에도 정확하게 분석하고,사내 IT시스템과 환경의 문제점들까지 도출해 줬다"면서 "특히 효과적인 시스템 구축을 위한 체계적 실행방안과 구체적인 플랜까지 제시해줌으로써 실제로 현장에 접목만 시켜 나가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BKLCD와 STS반도체통신은 그간 내부의 IT부서에서 제안했던 혁신프로젝트들이 전사적인 지원을 받기 어려운 상황이었으나,이번 '대중소상생IT혁신사업'을 통해 현재의 비즈니스 프로세스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IT를 활용한 혁신방안에 대한 임원진의 전폭적인 관심을 유도할 수 있었다. 그 결과 내부 결속 강화와 공감대 형성으로 혁신을 위한 IT시스템 구축의 준비 기간을 단축하는 효과를 창출했으며,최소 1억원이상의 재무적인 절감효과를 낸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최규술 기자 kyusu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