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의 미래,산업에 있습니다'를 메인 카피로 활용한 산업은행 광고는 금융은 다양한 산업을 바탕으로 성장해 왔다는 점을 전제로 하고 있다. 산업은행의 광고는 이 연장선상에서 향후에도 산업에 대한 노하우와 응용력이 결국 금융의 경쟁력으로 이어진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산업을 잘 아는 은행이 결국엔 '금융'도 잘 한다는 메시지를 통해 지난 반세기 동안 수행해온 기업 금융에 대한 강점을 기반으로 투자은행 그룹으로 다시 태어나려는 산업은행의 잠재력과 비전을 알리는 데 초점을 맞췄다는 게 산업은행의 설명이다.

실제로 대표적 국책은행인 산업은행은 올해가 설립 후 최대 전환기였다. 산업은행 민영화 관련 법안이 국회를 통과해 지난 10월28일 지주회사 설립과 함께 산은금융그룹으로 새롭게 출범했기 때문이다. 명실공히 한국을 대표하는 투자은행 그룹 변신을 향한 힘찬 발걸음을 시작한 첫해라는 점에서 민영화한 산은의 모습에 금융계는 물론 산업계도 많은 관심을 보내고 있다.

산업은행은 민영화 계획이 결코 부분적 이해관계만 생각한 것이 아니라 대한민국 금융시장을 더 넓게 생각하고 한국 금융의 앞날을 더 멀리 생각한 선택이었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광고도 산업은행이 민영화 성공과 함께 우리나라의 대표 투자은행으로 확고히 자리매김해 나가는 것이 한국 금융의 새로운 발전 모델을 제시하는 길이라는 점을 부각시키고 있다.

실제로 산업은행은 출범 후 지난 55년간 한국이 산업 강국으로 성장하는 데 후원자 역할을 해온 개발금융의 이미지가 강하게 남아 있다. 이 과정에서 설비투자부터 지역개발,국제금융,벤처 및 프로젝트 파이낸싱 등 다양한 분야에 걸쳐 국제경쟁력을 키워 왔다.

민영화 이후 산업은행의 비전도 이 같은 경쟁력을 기반으로 2020년까지 세계 20위권의 글로벌 CIB(Corporate Investment Bank · 기업투자은행)로 발돋움하는 것이다. 2011년에는 국내 상장을,2012년에는 해외 상장을 마쳐 민영화 시기를 앞당기는 확실한 여건을 마련하겠다는 계획도 갖고 있다. 민영화로 인한 정책금융 기능이 약해지는 것을 막기 위해 산업은행에서 분리한 정책금융공사와 긴밀한 공조를 이뤄 나가기로 했다.

산업은행은 지난해에도 '한국 금융을 디자인하다'라는 광고 컨셉트로 민영화를 통해 한국을 대표하는 투자은행으로 변신하겠다는 의지를 표현했다.

올해 산업은행의 광고도 이 같은 맥락에서 미래 비전을 강조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송재용 산업은행 홍보실장은 "산은이 민영화를 통해 한국의 대표 기업투자은행(CIB)으로 변신하고 발전하는 일이야말로 한국 금융산업의 경쟁력을 키우는 일"이라고 말했다.

이심기 기자 sg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