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랜드숍, 잇따라 고가라인 출시

한때 3천300원대 수준의 저가화장품을 내세워 대박을 냈던 화장품브랜드숍 업체들이 최근 성장률이 둔화하면서 초기의 저가전략을 수정해 잇따라 고가제품을 출시하고 있다.

1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화장품 전문매장들은 최근 연이어 단일품목 5만원 이상의 고가제품을 출시하거나 별도의 고가브랜드를 선보이고 있다.

더페이스샵은 내달 초 6주년을 기념해 한방 노화방지크림 '환생고 크림'(50ml)을 6만8천원에 출시한다.

더페이스샵 관계자는 "지난 1년간 개발한 환생고 크림을 시장에 내놓는다"며 "조선시대 의약서인 향약집성방을 토대로 인삼열매, 영지 등 한방성분을 담았다"고 말했다.

이 제품의 가격은 올해 초 이 회사가 내놓은 기존의 최고가 한방화장품 명한미인도 단일품목 3만2천원대의 두 배 수준이다.

또 그동안 더페이스샵이 중저가화장품을 표방하면서 제품 대다수의 가격을 1만-2만원 이하로 통제했던 점을 감안하면 향후 고가라인으로 제품구성을 확대하겠다는 전략으로 분석된다.

앞서 브랜드숍의 원조인 미샤는 올해 들어 고가 제품군을 강화하기 시작했다.

이 회사는 지난 9월 '타임 레볼루션 이모탈유스 크림'(50ml)를 6만원에 내놓았는데 이 회사의 대표적인 제품인 '슈퍼아쿠아 밸런싱 토너'(150ml)가 8천800원임을 감안하면 상당히 높은 가격대이다.

특히 초기에 한 개 제품을 3천300원대에 내놓아 소비자의 주목을 끌었던 데 비해 고가제품군을 보강한 셈이다.

같은 로드숍 계열의 화장품 브랜드 '스킨푸드'의 창업주도 지난해 술 발효 한방화장품 브랜드인 '아름다운 술, 달(daal)'을 별도로 출시했다.

이 브랜드의 제품으로는 7m짜리 8개가 담긴 세럼 '화이트닝 드롭 팔첩 진액'이 8만7천원에 판매되고 있다.

한편 브랜드숍의 고가라인 확대 배경에는 국내 브랜드숍 시장이 치열한 경쟁으로 레드오션이 됐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이 분야 업계 1위인 더페이스샵의 경우 영업이익 성장률은 2005년 155%를 기록했던 것이 2006년 31.3%로 1년 만에 5분의 1 수준으로 낮아진 데 이어 지난해에는 15.2%에 그쳤다.

또 기존 더페이스샵, 스킨푸드, 미샤와 함께 네이처리퍼블릭, 한스킨, 토니모리, 이브로쉐 등 국내외 브랜드가 추가로 진출하면서 추가 점포를 개장할 공간이 이미 포화됐다는 진단도 이 같은 분석을 뒷받침하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김세영 기자 thedopest@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