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5월 한국에 출시될 BMW의 '액티브하이브리드 X6'는 BMW가 상용화한 첫 하이브리드카다.

친환경차 분야에서 하이브리드나 전기차보다는 클린 디젤에 주력해온 BMW가 뒤늦게 미국 하이브리드카 수요를 잡기 위해 내놓은 모델이 과연 어떤 성능을 가지고 있을지 궁금했다.

하이브리드의 선두 주자인 도요타와 비교해서 어떨지 의구심도 떨칠 수 없었다.

그러나 미국 마이애미 해변을 배경으로 시원스럽게 뚫린 고속도로에서 액티브하이브리드 X6는 진정한 '드라이빙'의 즐거움을 선사할 수 있는 차임을 입증하기에 충분했다.

BMW가 추구하는 '이피시언트 다이내믹스'(EfficientDynamics)에 고개가 끄덕여진다.

효율과 성능의 두마리 토끼를 동시에 잡는 데 성공했다고나 할까.

우선 액티브하이브리드 X6는 일단 기존 X6와는 분명히 다른 차였다.

외관은 똑같지만 파워는 늘어났고 연료소모(연비 10.1㎞/ℓ)는 20%나 줄어들었다.

최대 출력이 235마력인 6기통 디젤 모델은 물론이거니와 각각 91마력, 86마력의 힘을 내는 2개의 전기모터로 인해 동급 8기통 가솔린 차량보다도 78마력 가량 힘이 좋아졌다.

버튼키로 시동을 켰다.

여타 하이브리드카와 마찬가지로 전기모터만 돌아가면서 엔진 소음은 거의 없다.

시속 60㎞까지는 전기로만 구동이 가능한데 실제로는 도로 여건상 가속 페달의 강도가 달라짐에 따라 필요한 경우 엔진이 자동으로 작동된다.

엑셀에서 발을 떼면 엔진 구동이 멈추고 네 바퀴의 회전력이 배터리를 충전시키고 있는 하이브리드의 원리를 컬러 모니터를 통해 볼 수 있다.


대로로 나와 가속 페달을 힘껏 밟았다.

rpm이 5천 눈금을 훌쩍 넘으면서 최대출력이 이뤄졌지만 가속 소음은 디젤보다 한결 낮고 정제된 느낌이다.

불과 5초 남짓한 시간에 제로백에 도달했다.

고속 주행시 추월을 위한 순간 가속 능력은 탁월했고, 시속 200㎞ 이상 달려도 흔들림 없는 안정감을 준다.

핸들링은 기존 디젤 차량이 저속에서 무거운 느낌을 준 데 반해 하이브리드는 저속에서도 가볍고 부드러웠으며, 고속에서는 민첩했다.

속도변화와 정차 시 변화하는 가솔린 엔진과 전기모터의 복잡한 상호 작용은 운전자가 거의 눈치 채기 어렵다.

오토 스타트.스톱 기능도 작동했지만 엔진이 꺼지거나 켜지는 느낌이 잘 들지 않을 정도다.

운전석에서 내려 외관을 찬찬히 뜯어봤다.

전체적인 높이는 분명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이지만 뒤로 갈수록 낮아지는 천장 선은 대형 스포츠쿠페에 가깝다.

반대로 숄더라인은 뒤로 갈수록 치켜 올라가면서 X6만의 독특한 캐릭터라인을 형성하고 있다.

모던한 느낌을 풍기는 실내는 X5와 큰 차이가 없는데 운전자의 앞 유리창에 내비게이션 정보와 속도 등의 정보가 나타나는 헤드업디스플레이(HUD), 메모리 기능이 내장된 전기 조정식 시트, 주차거리 제어 장치 등의 편의장치가 돋보인다.

주행 안전성을 위한 차량 주행안정장치(DSC) 외에 이 모델에는 비포장 노면에서 최대의 구동력을 제공하는 다이내믹 트랙션 컨트롤(DTC) 기술을 적용, 오프로드 주행성능을 크게 강화했다.

쿠페 스타일에 치중한 나머지 뒷좌석 머리 공간이 좁고 뒷좌석에 2명밖에 탈 수 없는 점은 실용성의 결핍으로 지적된다.

8만8천900달러의 비교적 높은 가격도 앞으로 해결해야 할 과제로 보인다.

(마이애미연합뉴스) 권혁창 기자 faith@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