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쉼 없는 쟁기질이 봄을 재촉합니다. "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사진)이 창립 57주년을 맞아 '쟁기질 경영론'을 들고 나왔다. 김 회장은 창립일을 하루 앞둔 8일 기념사를 통해 "희망의 쟁기질을 멈춘다면 훗날 승자의 만찬에 초대받지 못할 것"이라며 이같이 강조했다.

그는 "기민한 위기대응으로 긍정적인 실적을 이어가고 있지만,아직은 발등 위의 급한 불을 끈 것에 불과할 수도 있다"며 "상반기 실적 호조에 자만하지 말고 스스로를 더욱 채찍질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공격형 경영'으로의 전환도 선언했다. 그는 "지금까지가 위기극복과 생존을 위한 수비형 경영이었다면,앞으로는 글로벌 비전을 펼칠 수 있도록 사업기회를 선점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공격형 경영을 위해 김 회장이 염두에 두고 있는 분야는 신성장 동력사업에 대한 투자와 기업 인수 · 합병(M&A) 등 크게 두 가지다. 그는 최근 태양광과 바이오 등 계열사별로 추진하고 있는 신성장동력 사업에 대한 보고를 집중적으로 챙기고 있다. 기업인수를 위한 '실탄' 확보 차원에서 대한생명 상장을 추진하고 있다.

김 회장은 또 "기업의 흥망성쇠를 좌우하는 것은 결국 사람"이라며 "그룹이 세계 정상에 오르기 위해 임직원들부터 세계 일류가 돼 달라"고 당부했다. 인천 화약공장 옛 부지에 '한화기념관'을 건립하겠다는 뜻도 표명했다.

그는 "국내 화약산업을 태동시킨 인천공장의 옛 부지에 한화기념관을 건립할 예정"이라며 "한화를 더 큰 번영의 미래로 견인해 나가기 위해 이곳에서 창업정신을 새기자"고 덧붙였다.

한편 김 회장은 이날 정몽구 현대 · 기아차 회장 부인인 이정화 여사의 빈소가 차려진 서울아산병원에서 문상한 뒤 기자들과 만나 "대우인터내셔널 인수 문제는 아직 검토도 안 해봤다"고 말했다. 업계 일각에선 한화가 대우인터내셔널 인수에 관심을 가질 것이란 관측이 있었다.

이정선 기자 sun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