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왔노라,보았노라,이겼노라!' 2000년 전 세기의 운명을 한몸에 응축시키고 루비콘 강을 건넌 율리우스 카이사르의 일성이다. 이후 지중해 동서남북에 걸친 전쟁에서의 승리,세기의 여인 클레오파트라와의 사랑,고도성장기에서 안정성장기로 접어든 로마의 체제개혁,다인종 · 다문화 · 다종교가 공존공영하는 코스모폴리탄 구현 등 그는 1000년 로마제국의 토대를 만들었다.

그 뒤 16세기 지구 반대편 일본에는 낡은 권위와 사회 통념,가치관을 질풍같이 파괴하고 천하포무의 기상으로 일본 근세의 기반을 마련한 혁신적 지도자 오다 노부나가가 등장한다. 일본 천하통일의 토대를 구축하며 남긴 그의 일갈 또한 유명하다. '울지 않는 두견새는 죽여버린다'는 한마디는 당시대를 제압하는데 그치지 않고 여전히 후세의 귓가에 쟁쟁하게 메아리치고 있다.

카이사르와 오다. 시공을 초월해 회자되고 있는 역사적 인물들이다. 비록 역사의 무대는 달랐지만 각 시대를 대표하는 두 역사 주인공에게는 시공을 관통하는 코드가 있다. 바로 통찰력과 표현력,포용력과 인내력이다.

통찰력은 혼돈의 시기를 통합과 도약의 발판으로 삼을 수 있게 한다. 역사적 사명의식과 소신이 확고했던 난세 속의 두 인물은 날카롭고 깊은 통찰력으로 시대를 꿰뚫어 보았다. 그럼으로써 어수선했던 시대의 혼란을 마무리하고 새 역사를 열었다. 또 당시의 심경과 소신을 함축된 언어로 정확하게 전달했다. 문장으로 표현된 통찰은 당사자뿐만 아니라 주변인 모두에게도 강한 충격과 영향을 미쳐 목표달성을 유리하게 한다. 두 역사 속 주인공이 남긴 말은 단순한 표현의 차원을 넘어 역사를 움직이는 동력이 되었고,앞으로도 많은 이들의 가슴을 움직일 것이다.

그러나 제 아무리 꿰뚫어 보고 번지르르하게 표현해 내는 재주가 있어도 전체를 아우르지 못한다면 통찰력과 표현력 효과는 반감될 것이다. 다른 생각과 의견에 귀기울여 듣고 넉넉하게 끌어안는 포용력이 덧대어질 수 있어야 한다. 그래야 비로소 확장된 성공의 지도가 만들어질 수 있다. 두 인물의 포용력은 역사의 지도를 바꿨다. 여럿의 차이를 한데 담아낸 유연한 포용성이 단단한 장벽과 치밀한 경계를 조용히 허물었다. 이렇게 그들은 끈기와 절제를 바탕으로 희망의 에너지를 만들고 신뢰의 기틀을 다졌다. 그리고 그 신뢰는 세상을 변화시켰다.

두 역사 속 주인공의 공통 코드는 현시대의 전문가들이 갖춰야 할 요건과도 일맥상통한다. 21세기는 전문가시대라고 한다. 흔히들 전문가를 가리켜 선수라고도 말한다. 선수끼리 제대로 된 게임을 하려면 기본을 잘 갖춰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서로 '선수끼리 왜 이러시나'는 식의 탄식만 오갈 뿐 발전이 없다. 진짜 선수는 역사로부터 지혜를 구한다. 그리고 그 지혜는 명선수를 만든다. 명선수들이 뛰는 21세기 그라운드를 기대해 본다.

이방형 SK마케팅앤컴퍼니사장 lee@skmnc.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