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와 싸워야 할 때는 크게 싸웠죠.하지만 회사는 적이 아닌 파트너라는 게 기본 생각이죠.서로에 대한 신뢰를 갖고 대화로 풀어가다보니 절충점이 나왔습니다. "

조희국 르노삼성자동차 사원대표위원회 전 위원장은 수상 소감을 묻는 질문에 담담하게 대답했다. 그는 12일 서울 코엑스 인터컨티넨탈호텔에서 열린 제6회 자동차의날 기념식에서 대통령 표창을 받았다. 르노삼성차의 제2대(2003~2004년) 및 4대(2007~2008년) 등 두 차례 사원대표위원회 위원장을 맡으면서 임단협 등을 원만히 해결,상생적 노사문화를 정착시켰던 점을 인정받아서다.

2000년 9월 출범한 르노삼성은 출범 후 지금까지 단 한 건의 노사분규를 겪지 않았다. 여기에는 사원대표위원회라는 근로자 권익 보호 기구가 큰 역할을 했다. 사원대표위원회는 매년 임금 및 단체협상도 하고 투표를 통해 위원장도 뽑는다. 하지만 정치적 · 대외적 활동은 지양하고 순수하게 사원들의 복지와 처우 개선에만 주력하는 점이 일반 노조와 다르다. 조 전 위원장은 "위원장 재직 시절 회사 성장에 걸림돌이 될 만한 요구는 하지 않았다"고 했다. 그는 "하지만 상당수 노동조합들은 지금도 정치적 이슈를 부각시키면서 노조원이 원치 않는 파업을 하는 사례가 있다"고 지적했다.

위원장 재직시절 가장 기억에 남는 일로 그는 회사와 공동으로 태스크포스팀(TFT)을 구성,주 40시간 근무제와 밤샘 근무가 없는 주간연속 2교대제를 도입했던 것을 꼽았다. 조 전 위원장은 "2004년 회사가 경영난에 처했을 때 근로자 70%의 찬성으로 임금을 동결했다"며 "품질 문제가 생기면 근로자들이 나서 사측에 문제 해결을 촉구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조 전 위원장은 4대 위원장을 끝내고 부산공장의 '공정장'(과장급)으로 현업에 복귀했다. 21명의 부하 직원들과 소모품 공구 등 자재관리를 맡고 있다. 그는 "애초부터 위원장을 '직업'으로 할 생각은 없었다"며 "2년간 위원장을 열심히 했기 때문에 현업으로 돌아가는 게 당연하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상열 기자 mustaf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