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소비자의 1% 정도만 아는 스마트가 지난해 120대나 팔렸으니 불황 속에서도 선전한 것 아닌가요?"

세계에서 가장 작은 경차 '스마트 포투'를 판매하는 이인석 스마트코리아 대표를 그의 사무실이 있는 방배동 스마트 전시장에서 만났다.

이 사장은 "불황과 고유가를 맞아 수입 경차시장은 점점 더 커지고 있다"며 "국산 경차는 모닝과 마티즈 둘 뿐이지만 해외에선 이미 경차 전쟁이 심화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스마트는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당 120g에 불과하고 연비(유럽 기준)는 ℓ당 24㎞에 달하지만 최고 출력이 84마력이어서 힘도 좋다"며 "출력과 토크는 동급 경차 중 최고 수준"이라고 덧붙였다.

지난 1998년 벤츠가 시계 제조사 스와치와 합작으로 유럽시장에 처음 내놓은 스마트는 미국 농구 스타 샤킬 오닐이 즐겨 타는 '세컨드카'로 유명세를 타는 등 전 세계적으로 두터운 마니아층을 형성하고 있다. 출시 초기 전복 위험성이 높다는 지적을 받으면서 판매가 중단될 뻔 했지만 꾸준한 기술 개발로 배기량과 디자인을 개선한 결과 개성있는 경차로 인기를 얻게 됐다. 국내에선 장우혁 류시원 찰스 등 연예인들이 애용하는 차로도 알려져 있다.

이 사장이 스마트를 눈여겨보기 시작한 건 이탈리아 명품 수입 사업을 하던 2000년부터다. 교통지옥으로 불릴 만큼 교통체증이 심각한 이탈리아 도심에서 큰 차 사이를 비집고 달려나가는 작은 차를 보는 순간 '바로 이거다'라는 확신을 느꼈다고 했다. 이 사장은 "명품 오토바이 등 여러 가지 무역업을 해봤지만 스마트처럼 구미가 당긴 아이템은 처음이었다"고 당시를 회고했다. 국내 출시 모델인 '스마트 포투 카브리올레'는 차 길이(전장)가 2695㎜,차 폭(전폭)이 1559㎜에 불과해 같은 급의 경차인 모닝보다 각각 840㎜, 36㎜ 작다.

그는 "지난해 3월 출시 초기에는 50대 물량만 들여왔는데 생각보다 반응이 좋아 올해는 물량을 300대로 늘렸다"며 "올 1월에는 극심한 불황 속에서도 12대나 계약됐다"고 말했다.

이 사장은 스마트를 구입하는 소비자는 크게 두 계층이라고 설명했다. 장난감처럼 귀여운 디자인에 매료돼 구입하는 부유층,유지비와 차값 등 실용성 때문에 구입하는 사회초년생과 젊은층 등이다. 그는 "현금으로 결제하는 구매자가 65%에 달해 할부금융 경색 등 경기침체의 영향을 상대적으로 덜 받고 있다"고 말했다. 병행수입 업체의 최대 단점인 사후 관리 문제를 대폭 개선해 소비자들의 신뢰를 얻은 것도 판매를 늘리는 데 도움을 줬다. 스마트코리아는 서울 3곳과 지방 3곳에 자체 정비소를 두고 2년 4만㎞ 주행까지 AS(애프터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글=김미희 기자 / 사진= 임대철 인턴 iciic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