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 SK그룹 회장이 1일(현지시간) 폐막한 다보스포럼에서 글로벌 리더들을 상대로 한국을 알리는 '코리아 마케팅'을 펼치는 등 활발한 민간 외교활동을 벌였다. 최 회장은 3박4일의 짧은 일정 동안 원자바오 중국 총리,알바로 우리베 콜롬비아 대통령 등 국가 정상들을 비롯해 알 팔리 사우디아라비아 아람코 회장,크리스토퍼 콜 골드만삭스 회장 등 해외의 재계 거물급 인사들을 잇따라 만나 기업 · 국가간 다양한 사업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최 회장은 이번 포럼에서 원자바오 총리와 세 번째 회동을 가졌다. 포럼 개막 첫날인 지난달 28일 클라우스 슈바프 세계경제포럼(WEF) 회장이 글로벌 리더 20여명을 초청해 가진 오찬 행사에서 둘 사이의 만남이 이뤄졌다. 이 자리에서 그는 U(유비쿼터스)-시티 사업 등 SK그룹이 중국에서 추진 중인 사업이 차질없이 진행될 수 있도록 중국 정부가 협조해달라고 부탁했다.

최 회장은 다음 날인 지난 29일 우리베 콜롬비아 대통령과 1시간여 동안 단독으로 만나 해상광구 등 콜롬비아 내 자원개발 사업 확대를 제안했다. SK는 지난해 콜롬비아에서 CPE-5,SSJN 5,CPO 4 광구 등 3개의 탐사광구를 확보했다. 우리베 대통령은 "콜롬비아와 SK가 함께 윈-윈할 수 있는 방안을 찾아보자"고 대답했다고 SK측은 전했다.

그는 또 알 팔리 아람코 회장과 만나 원유의 안정적인 장기 수급 방안에 대해 협의하고 앗 슈와이브 쿠웨이트 국영석유회사(KPC) 사장,알 바다크 사우디 투자청장을 접견하며 중동 지역의 대규모 원유정제공장 건설에 한국 기업들이 참여할 수 길을 열어달라고 요청했다. 크리스토퍼 콜 골드만삭스 회장,피터 샌즈 스탠다드차타드그룹 회장과는 세계 금융위기 이후 금융분야의 국가간 협력방안에 대해 의견을 나눴다.

최 회장은 이번 다보스포럼 기간 중 열린 '한국의 밤'(Korea night) 행사에 워커힐 호텔의 베테랑 서빙담당 직원들을 배치하고 30억원의 행사비용을 후원하는 등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이 행사는 최 회장이 직접 전국경제인연합회 회장단 회의에 제안해 열린 것으로 350여명의 글로벌 리더들이 참석해 성황을 이뤘다.

이정호 기자 dolp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