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금융위기에 의한 최근의 경제상황은 'IMF 이후 최대의 위기',혹자는 그보다 더 심각한 상황으로 판단하고 있다. 특히 미국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로 촉발한 금융위기는 수출 위주 경제 체제인 우리나라에 보다 심각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아직도 잠재 문제점들이 많다는 것이 우리로 하여금 더욱 큰 불확실성을 갖게 만들고 있다.

올해 각종 경제지표도 마이너스 성장 등 낙관적이지 않은 게 현실이다. 정부에서는 이러한 경제 상황을 극복하고자 최근 전시(戰時)에 준하는 경제위기 상황에 신속하게 대응하기 위해 '비상경제대책회의'를 출범시켰는데 이는 지금 시점에서라도 능동적으로 대응하고자 하는 의지로 풀이된다. 경제위기 상황이 아니더라도 현대사회는 변화와 경쟁의 시대다. 이를 고객의 관점에서 본다면 고객의 니즈(Needs)가 계속 변하고 있고,이러한 고객의 욕구를 충족시키기 위해 기업 간 경쟁이 심해진다고 할 수 있다. 실제 고객들의 욕구는 기본적인 수준이 만족되면 보다 높은 수준의 욕구를 추구한다.

예를 들면 음식점의 경우 과거에는 맛과 같은 기술적 품질이 중요했지만,요즘 음식점을 찾는 고객들은 인테리어나 매장 분위기,직원들의 친절도,그리고 고객을 위한 다양한 이벤트나 쿠폰 제공 등 예상하지 못한 서비스와 같은 기능적 품질을 요구하고 있다. 이러한 고객의 요구에 시의적절하게 대응하는 기업만이 경쟁사회에서 생존할 수 있다는 것이다.

과거 제품 위주의 경쟁 환경에서는 제품이 시장에서 잘 팔리기 위해서는 다른 제품에 비해 경쟁우위 요소,즉 차별화 기능이나 가격 전략이 필요했다. 그러나 기술 수준이 높아지고,정보가 공유되면서 그러한 우위 요소는 오래 가지 못한다. 경쟁사에서 더욱 개선된 제품을 출시하거나 다양한 혜택을 부여한 판매 전략이 몇 달 안가서,아니 바로 그 다음 날에도 나올 수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기업이 변화하는 경쟁사회에서 경쟁우위를 가지면서 계속 기업으로서 생존하기 위한 결정적인 요소는 무엇인가? 바로 차별화하고 고객 요구에 맞는 서비스의 제공이다. 최근 고객 요구의 핵심이 제품에서 서비스로 옮겨가고 있다는 것은 국민 모두가 공감하는 바 크다.

단순히 제품을 판매할 때뿐만 아니라 판매 후,그리고 판매 전에 이르기까지 제품 구매 동기에 영향을 미치는 고객의 요구 수준이 제품 제공 이전,이후의 서비스에 많은 비중을 두고 있다. 아무리 좋은 제품이라 하더라도 AS가 불편하다거나,고객을 위한 배려가 없는 기업의 제품과 서비스는 더 이상 경쟁력이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서비스가 중요하다는 사실은 누구나 아는데,서비스를 어떻게 관리해야 하는지를 아는 기업은 많지 않다. 서비스를 단순히 고객을 위한 상냥한 인사와 친절한 매너 정도로 생각해 CS교육만 위주로 하는 기업들이 대부분이었으나,최근에는 단순한 CS 수준을 넘어서 서비스를 전략적 사고로 접근해 하나의 품질로 관리하고자 하는 서비스 품질 경영이 확산되고 있다.

서비스 품질이 훌륭하다는 것은 고객이 기대하는 바를 충족시켜 주거나,기대 이상의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다. 즉 고객이 지각하는 서비스 품질이란 고객의 기대나 욕구의 수준과 그들이 지각한 것 사이의 차이 정도로 정의되며,그 차이가 적을수록 서비스 품질 수준이 높다고 이야기할 수 있다.

이러한 서비스 품질 수준을 평가하기 위해 그동안 무형으로 간주해 관리하기 어렵고 정성적이라고만 생각했던 서비스를 유형화하고 정량화시키는 등 서비스에도 품질관리 기법이 도입 · 시행되고 있다. 기업들은 서비스 품질 관리 활동을 통해 기업의 경쟁력을 향상시키고 있다.

서비스 경제화 시대로 접어들면서 고품질 서비스에 대한 고객들의 요구 증가,선진 서비스 접촉 기회의 증대,서비스 품질 향상을 통한 기업 경쟁력 제고 등 국민 삶의 질 향상과 행복을 위한 서비스 요구와 그 중요성이 강조되고 있다. 이러한 환경 변화에 대응,서비스산업의 경쟁력 향상을 통해 기업 및 국가 경쟁력을 제고하고 더불어 국민 삶의 질 향상과 권익 보호를 위해 지식경제부에서는 2001년부터 '한국서비스품질 우수기업 인증' 제도를 시행하고 있다. 제도를 집행하고 있는 컨설턴트협회 김현철 선임연구원은 "최근 공공기관 및 공기업의 공공서비스 부문과 정부 입찰에 참여하는 제조업과 용역업을 중심으로 인증 업체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며 "올해는 사회복지기관과 골프장 등 새로운 업종 추가에 따라 제도가 더욱 확대될 전망인 데다,서비스를 통한 경쟁우위 요소로써 정부 인증이 필요한 기업들의 많은 참여가 예상된다"라고 설명하고 있다. 실제 서울시를 비롯해 지방자치단체,한국전력공사,지역난방공사,수자원공사와 같은 공기업과 제품사후봉사(AS) 우수기업 인증 통합에 따라 제조업체들도 다수 참여하고 있다. 올해 1월 현재 750여개 업체가 인증을 획득했고 앞으로도 계속 늘어날 전망이다.

양승현 기자 yangs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