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장 단임제..상위직급 1천명 감축"

농협이 지역조합들의 합병을 강력히 추진하기로 했다.

또 그동안 조합에 지원되던 무이자 또는 저리 자금은 단계적으로 농업인 직접 지원으로 전환된다.

농협중앙회 최원병 회장은 7일 서울 충정로 농협중앙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농협에 대한 질타와 비판을 겸허히 수용해 농협을 농업인에게 돌려드리기 위한 강도 높은 구조 개혁을 추진하겠다"며 이 같은 개혁 방안을 밝혔다.

최 회장은 우선 그동안 논란이 돼온 중앙회장의 권한 및 중앙회 지배구조의 개선과 관련해 회장 임기 단임제와 인사추천위원회를 도입하겠다고 밝혔다.

인사추천위 도입은 회장이 갖고 있는 전무이사와 사업부문 대표이사 등에 대한 인사 추천권 포기를 뜻한다.

중앙회 감사위원도 인사추천위에서 추천하도록 바뀌고 감사위원의 이사 겸직을 금해 독립성.전문성을 키우기로 했다.

중앙회장의 선출 방식도 선거 과열 등 직선제의 부작용을 줄이는 방향으로 개편할 계획이다.

또 지역조합도 조합장 선거제도를 개선해 지배구조를 바꾸고 실제 사업은 상임이사가 맡도록 해 사실상 조합장을 비상임화하기로 했다.

이 같은 내용들은 농협법을 개정해야하는 사항인 데다 민간 전문가 중심의 농협개혁위원회 등에서도 논의되고 있는 개혁 방향이어서 농협도 이를 적극 수용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농협은 또 부실 조합에 '산소마스크' 구실을 하던 무이자.저리 자금 지원을 단계적으로 농업인 직접 지원으로 전환해 경영 취약 조합의 자율적인 합병을 유도하기로 했다.

경제권.생활권 중심으로 계획적인 합병을 추진해 난립해 있는 단위 조합을 규모화하고 비용을 절감하겠다는 것이다.

중앙회와 조합의 조직.인력도 고강도 구조조정을 추진해 조합장과 중앙회 집행간부 이상 임직원의 연봉을 10% 감축하고 중앙회의 상위직급 인력을 2010년 말까지 1천명 이상 줄이기로 했다.

계열사.자회사도 구조조정을 통해 인력을 줄이거나 아예 청산.양도하거나 통합할 예정이다.

경제사업과 신용사업의 분리는 조합원 이익을 극대화하는 방향으로 최적의 해법을 찾아 올해 중 관련법을 개정하기로 했다.

최원병 중앙회장은 "농협이 본연의 역할을 다하지 못해 240만 농업인 조합원과 국민들에게 커다란 실망과 좌절을 드린 점을 머리 숙여 사죄한다"며 "2∼3월 중 구체적인 실천계획을 만들어 중앙회와 조합의 지배구조 개선을 포함한 근본적인 개혁 작업을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정성호 기자 sisyph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