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품질은 더 이상 가격처럼 경쟁우위 요소가 아닙니다. 기업이라면 생존을 위해서 당연히 갖춰야할 필수 조건이죠." 손욱 삼성종합기술원장은 품질경영의 전도사로 통한다. 오래 전부터 품질관리는 기업 경영의 일부가 아닌 전 기업의 역량을 투입해야 하는 '경영 자체'라고 주창해 왔다. 손 원장은 올해부터 시상하는 신품질대상이 점점 높아지고 있는 품질경영의 중요성을 국내 기업인들에게 빠르게 확산시킬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소비자들의 패러다임은 21세기 들어 급격하게 바뀌고 있습니다. 한사람 한사람의 고객이 어디에서나 존경받기를 원하고 자기의 꿈을 실현하기를 원합니다. 따라서 고객가치는 매우 다양해지고 변화가 심해지고 있습니다." 더 이상 개개인의 꿈을 존중해 주지 못하는 기업은 생존할 수 없다는 것이 손 원장의 설명이다. 기업 목적도 이제는 이익실현이 아니라 고객의 가치창출로 바뀌어야 한다고. 품질에 대한 개념은 '생산자가 말하는 품질'이 아니라 '고객이 인식하는 품질'이어야 한다는 얘기다. "그런데 고객 개개인은 품질, 즉 가치를 서로 다르게 느낍니다. 기업도 이제는 개개인의 독특한 개성을 고려한 고객 맞춤 생산으로까지 발전해야 합니다." 손 원장은 "이러한 고객 가치 혁신을 위해서는 앞으로 제조품질을 뛰어넘어 경영품질에 무게 중심을 둬야 한다"며 "특히 사무 개발 마케팅 등 지식 품질이 더 중요한 시대가 됐다"고 강조했다. 손 원장은 "우리는 일본과 중국 사이에서 넛크래커(호두까는 기기) 속의 위기에 처해 있다"고 지적했다. 일본은 지난 10년간 품질경영에 있어 미국에 철저하게 뒤졌지만 최근엔 철저한 반성을 통해 독창적인 품질경영을 실시하고 있다. 중국도 가격경쟁력을 바탕으로 품질에 있어서도 고급화를 지향하고 있다. 고경봉 기자 kgb@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