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kyang@mail.kitca.or.kr 연말이면 반가운 얼굴들이 모여 한해를 보내는 행사를 치른다. 때로는 모임의 정례화를 꾀해 기금모집이 제안되고 박수로 합의가 끝난다. 그러나 저금리 때문에 당초 발상한 회식비 경조비 충족이 어려워지고 행여 기금주관자가 퇴직하거나 사업이 부진한 경우에는 관리문제가 노출된다. 우리 정서상 소문낼 수도 없고 처리도 안되다가 결국 기금이 '흐지부지'가 된다. 이렇듯 남의 돈을 모아 맡아서 관리하는 일은 어려운 일이다. 사실 자기 재산과 신용을 관리하는 일조차도 쉬운 일이 아니다. 과거에는 가진 범위 내에서만 소비행위가 가능했지만 지금은 미래를 담보로 한 할부 카드 융자 등의 제도가 항상 소비를 촉구하고 있어 중심이 약한 사람은 우선 소비하기가 십상이다. 그래서 금융소비자교육 투자자교육의 필요성이 더욱 긴요해 지는 시대다. 그러나 아직 금융정책과 이론은 산업중심으로 편중돼 있어 그 균형이 아쉽다. 남의 돈을 모아 제대로 운용,증식해 주는 역할은 사익을 추구하는 자본주의 본질과 부합하므로 산업종사자들의 자질,사명의식과 함께 정부의 철저한 관리 감독이 필요하다. 금융선진국인 미국을 보아도 황야에 마구 설립된 은행들이 횡포하던 시대를 지나 남북전쟁과 대공황을 겪으면서 체제가 확립돼 연방과 주정부의 감독기구를 비롯한 이중삼중의 감독장치가 구비됐고 근년에는 금융소비자보호 관련 법령들이 계속 보완되고 있다. 그래도 금융회사들은 제도와 법령의 그물을 뚫고 생존전략 차원에서 온갖 신상품을 개발해 투자자들에게 어필한다. 투자자들은 대충 무지하고 무방비한 상태에서 현란한 광고나 숫자들에 현혹된다. 환란의 내용을 보면 우리 종금사나 증권사들이 어려운 내용의 변종상품들을 오직 변호사 검토만 믿고 투자하거나 일반에게 판매해 손실을 본 사례들이 많다. 당시 서툰 시장경제논리가 득세하면서 당국이 방임한 탓도 크다. 금융은 완전시장경쟁이 허용될 부문이 아니며 새상품,새경영방식의 실험장일 수도 없고 대중의 자금을 관리하는 성격상 동네 빵집과는 다르다. 지금도 도처에 다양한 금융업 행위가 활발하고 다수 서민들이 위험에 접해 있으니 개개인과 당국이 주의깊게 관찰함으로써 재산을 보전하고 사회 안전도를 높이려는 노력을 배가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