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이 장중 극심한 출렁거림을 겪으며 전날의 하락 흐름을 끊고 상승했다. 오전장 이동거리가 무려 11.30원에 달했다. 개장초 손절매도 강화로 사흘만에 1,200원대를 깨고 내렸던 분위기는 달러/엔 환율의 반등과 급격한 매수 전환으로 뒤집어졌다. 역외세력은 역외선물환(NDF)정산관련 매도에 나섰으나 역내 매수분에 비해 덜해 시장은 전반적으로 수요우위의 장세를 나타냈다. 달러/엔 환율은 120엔을 위협하다가 반등, 달러/원의 방향 전환을 유도했다. 시장에 유동성이 많지 않아 매수-매도 호가가 크게 벌어지는 등 변동성 확장 장세는 연일 계속되고 있다. 오후에 부족한 포지션이 채워지지 않는다면 추가 상승 여지가 있는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8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원 환율은 전날보다 1.80원 오른 1,205.00원에 오전장을 마쳤다. 전날보다 3.20원 낮은 1,200.00원에 출발한 환율은 차츰 하락, 엔 강세와 손절매도로 10시 19분경 1,195.70원까지 미끄러졌다. 그러나 환율은 달러/엔 반등과 급격한 포지션 전환을 배경으로 강하게 반등, 심한 출렁거림을 보이면서 11시 17분경 1,207.00원까지 고점을 높였다. 이후 고점매물로 조정되는 기미를 보인 환율은 보합권으로 내려섰다가 1,204원선으로 다시 올랐다. 외국계은행의 한 딜러는 "외국인 주식순매도, NDF정산관련 역내매수 등 수요가 앞섰다"며 "개장초 달러/엔을 보고 투기적인 매도에 나섰다가 달러/엔 반등을 보고 급한 손절매수세가 앞을 다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오후에 역외세력이 부족한 포지션을 메워주지 않으면 1,208∼1,209원까지 더 오를 여지가 있다"며 "큰 폭의 경상수지 흑자나 외국인 직접투자(FDI) 등이 없고 달러/엔이 120엔대를 지지하면 당분간 1,200원이 무너지지 않을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시중은행의 다른 딜러는 "어제 하락 분위기에 편승해 개장초 아래쪽을 밀어봤으나 역송금수요, NDF정산관련 역내매수에 물량을 뺐긴 뒤 애로를 겪었다"며 "역외에서 NDF정산관련 매도가 덜한 상황이 오후에도 이어지면 1,200∼1,210원에서 등락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앞선 뉴욕장에서 단기급등에 대한 조정국면을 연출하며 120.23엔을 기록한 달러/엔 환율은 이날 도쿄에서 120엔 하향을 시도, 119.94엔까지 떨어졌다. 그러나 일본 재무성의 구두개입에 이어 저가매수에 기반한 반등으로 120엔대를 지지한 달러/엔은 낮 12시 1분 현재 120.18엔을 기록중이다. 엔/원 환율은 개장 전반에 100엔당 995원선까지 떨어졌으나 이후 원화의 급격한 약세 진행으로 1,000원대를 회복했다. 국내 증시의 외국인은 거래소에서 540억원의 매도우위이며 코스닥시장에서 32억원의 매수우위를 나타내고 있다. 전날 엿새만에 순매수로 돌아섰던 흐름이 하루만에 매도우위로 전환함에 따라 환율 상승요인으로 재부각되고 있다. 한경닷컴 이준수기자 jslyd01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