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A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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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프트뱅크 그룹은 13일(현지시간) 3년 연속 손실을 기록한 비전 펀드가 이익으로 돌아서면서 3월말로 마감된 회계연도 마지막 분기에 2분기 연속 흑자를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또 최근 자산 매각으로 현금 보유가 늘면서 너무 보수적인 상태로 판단, 적극 투자에 나설 전망이다.

블룸버그와 CNBC 등에 따르면 소프트뱅크는 3월말로 마감된 분기에 지주사의 투자 이익과 파생계약에 힘입어 예상보다 많은 3,289억엔(2조8,800억원)의 이익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에는 320억엔의 손실을 기록했었다.

특히 주력인 기술투자 사업인 비전펀드 부문에서 3월말 분기에 7,243억 엔(6조3,600억원)의 이익을 기록했는데 이는 2021년 이후 첫 흑자이다. 전체 회계연도 동안 비전 펀드 부문은 1,282억 엔(1조1,200억원)의 이익을 기록했으며, 전 회계연도에는 4조 3,000억 엔(37조7,500억원) 의 손실을 냈었다.

비전 펀드의 회복이 소프트뱅크 그룹이 3월에 끝난 회계연도 4분기에 흑자로 전환하는 데 도움이 되었다. 그러나 2분기 연속 이익에도 소프트뱅크는 지난 회계연도 전체로 2,277억엔의 손실을 기록했다.

자회사인 영국의 칩설계사 ARM(ARM)이 지난해 뉴욕증시에서 기업공개를 하면서 자산 가치는 1년전보다 거의 두 배인 27조 8,000억엔(244조원)으로 증가했다.

소프트뱅크는 포트폴리오에서 AI에 중점을 두고 있으며 자회사 가운데 영국의 칩 설계사인 암(ARM) 홀딩스가 그룹의 포트폴리오를 강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소프트뱅크의 손정의 회장은 수년간 부진했던 비전펀드의 투자에 다시 공격적으로 나선다는 계획이다. 소프트뱅크는 현재 AI와 반도체에 초점을 맞추면서 꾸준히 포트폴리오를 매각해 3월말 현재 6조2,000억엔(54조4,100억원)의 현금을 축적했다.

그러나 비전펀드 보다는 소프트뱅크 지주회사를 통한 투자를 늘리고 있다. 비전펀드는 4분기에 25억 달러(3조4,200억원)의 자산을 처분한 반면, 투자 금액은 1억 2천만 달러(1,642억원)에 그쳤다.

고토 요시미츠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소프트뱅크의 LTV(담보대출) 비율이 현재 8.4%로 사상 최저치에 가깝게 떨어졌으며 회사 목표인 25%에 훨씬 못 미치는 수준이라고 말했다.

LTV 비율은 회사가 위험과 기회의 균형을 적절하게 유지하고 있는지 판단하기 위해 손정의 회장이 가장 선호하는 지표중 하나이다. 고토 CFO는 “이 비율이 너무 낮고 너무 보수적 수준일 수 있다”고 언급했다. 이는 소프트뱅크가 향후 보다 공격적으로 투자에 나설 수 있음을 의미한다고 블룸버그는 지적했다.

한편 로이터에 따르면 ARM이 3월말 분기에 라이선스 및 로열티 수익으로 기록적인 매출을 보고했으나 소프트뱅크는 주식 보상 및 채용 관련 비용 증가로 지난 회계연도에 ARM 투자에서 330억엔(2,900억원)의 손실을 기록했다.

ARM의 직원 수는 3월말로 종료된 회계연도에 1,100명 이상 증가했으며 순 신규 채용의 80% 이상이 엔지니어링 분야에서 이루어졌다.

소프트뱅크는 비전펀드 부문을 통한 투자 대부분이 4분기에 평가손실을 입어 575억엔(5,000억원)의 손실을 입었다. 밝은 면은 한국의 전자상거래 기업 쿠팡(CPNG)에서 약 6억달러(8,200억원)의 미실현 투자 이익이 발생했다는 것 정도이다.


김정아 객원기자 kj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