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이 이틀 내리 하락하며 1,220원대에서 마감했다. 이번주 들어 번번히 좌절됐던 1,220원대 진입이 이뤄진 셈. 달러/엔 환율은 123엔대로 진입, 달러/원의 하락에 영향을 줬다. 역외선물환(NDF)정산관련 역내 매물이 꽤 많았으며 장 막판 앞선 외국인 주식순매수자금이 공급돼 낙폭을 확대했다. 다만 이틀째 이어진 외국인의 대규모 주식순매도가 심리적으로 환율 하락을 제한했으나 크게 영향을 가하지 못했다. 장중 재정경제부의 구두개입이 있었으나 시장은 이를 고점매도 기회로 활용했다. 전 세계적인 달러화 약세 흐름 속에 달러/엔의 추가 하락 여부가 관심사다. 또 정부 개입이 본격화될만한 레벨로 진입, 1,220원에 대한 지지력 테스트가 예상되는 가운데 시장과 정부간의 치열한 기싸움이 전개될 전망이다. 20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원 환율은 전날보다 3.90원 내린 1,226.40원에 마감했다. 장중 고점은 1,228.30원, 저점은 1,224.70원으로 이번주 중 가장 낮은 수준이었으며 하루변동폭은 3.60원을 가리켰다. NDF시장에서의 하락을 반영, 1,220원대에서 급락 출발한 환율은 개장초 일시적인 소폭 반등 외에 물량 부담을 감안, 하락세를 지지했다. 일본 정부의 개입 경계감에 기대 달러매수에 나섰던 세력들은 장 후반 달러되팔기(롱스탑)에 나서고 일부 외국계은행에서 외국인 주식순매수자금을 내놓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국책은행 등의 매수세가 1,225원을 지지하기 위해 안간힘을 썼으나 끝내 붕괴됐다. ◆ 1,220원대 추가 하락 여지 = 미국 경제 및 증시에 대한 우려가 달러화의 약세를 부추기고 있다. 달러/엔 환율의 추가 하락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는 가운데 달러/원도 자연스레 흐름에 동참하고 있다. 월 하순으로 접어들면서 물량부담이 커질 여지가 있는 데다 달러매도(숏)마인드가 강하다. 다만 정부가 불편해할 만한 레벨에 진입, 시장 경계감이 커지고 있고 외국인의 대규모 주식순매도가 이어져 역송금수요가 축적된 점이 하락을 제한할 요인이다. 시중은행의 한 딜러는 "정부 구두개입은 고점 매도기회였으며 시장은 1,220∼1,240원의 레인지를 뚫고 내릴만한 모멘텀을 찾고 있다"며 "NDF정산관련 2∼3억달러 가량의 매물이 있었던 데다 역외에서 이를 매수하지 않아 물량부담이 컸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달러화 약세라는 큰 흐름에서 일단 보고 정부 개입의 사정권에 들어왔기 때문에 조심스럽다"며 "내일은 1,221∼1,228원에서 거래를 예상한다"고 전망했다. 외국계은행의 다른 딜러는 "외국인이 어제부터 대규모 주식순매도에 나서고 있으나 오늘 오히려 이전의 순매수자금이 큰 규모로 시장에 공급됐다"며 "월말에 다가서고 있다는 점을 고려, 내일 1,220원에 대한 지지력 테스트가 있을 것으로 보이며 NDF정산관련 역내 매물은 오늘만큼 많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 달러/엔 123엔대 진입 = 달러/엔 환율이 일본 외환당국의 개입 경계감을 뚫고 2주중 처음으로 123엔대에 들어섰다. 전날 뉴욕에서 2주중 가장 낮은 수준인 123.86엔을 기록한 달러/엔 환율은 이날 개장초 일본 정부의 구두개입으로 124.22엔까지 반등했다. 달러/엔은 이같은 경계감에도 불구, 미국 경제와 증시에 대한 우려로 달러매도가 늘어나면서 조금씩 반락, 오후 4시 45분 현재 123.76엔을 가리키고 있다. 국내 증시의 외국인은 거래소와 코스닥시장에서 각각 2,459억원, 283억원의 매도우위를 가리켰다. 전날에 이어 대규모의 주식순매도로 역송금수요가 축적돼 일정 부분 환율 상승 요인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 환율 움직임 및 기타지표 = 전날보다 4.30원 낮은 1,226.00원에 출발한 환율은 외국인의 주식순매도 확대와 달러/엔 124엔대 반등 등으로 9시 58분경 이날 고점인 1,228.30원까지 올랐다. 이후 환율은 1,228원을 축으로 소폭 상하 횡보하다가 달러/엔이 다시 124엔을 위협하자 11시 7분경 1,226.10원까지 흐른 뒤 1,226원선을 배회하다가 1,226.70원에 오전장을 마쳤다. 오전 마감가보다 0.20원 낮은 1,226.50원에 오후장을 연 환율은 차츰 레벨을 낮춰 1시 57분경 1,225.30원까지 흘렀다. 이후 환율은 추가 하락이 저지된 가운데 재경부의 구두개입으로 3시 8분경 1,227.50원까지 반등했다. 그러나 달러/엔 하락과 고점매물 출회 등으로 4시 15분경 이날 저점인 1,224.70원까지 미끄러진 뒤 1,225원을 놓고 매매공방이 펼쳐졌다. 이날 현물 거래량은 서울외국환중개를 통해 18억9,800만달러, 한국자금중개를 통해 8억5,790만달러를 기록했으며 스왑은 각각 1억4,500만달러, 6억1,830만달러가 거래됐다. 21일 기준환율은 1,226.50원으로 고시된다. 한경닷컴 이준수기자 jslyd01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