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서 부동산을 뺀 현금 주식 채권 등 금융자산 규모가 1백만달러(약 12억2천만원) 이상인 '갑부'는 지난해 말 기준으로 5만명에 이르며 전세계적으로는 7백10만명에 달한 것으로 조사됐다. 메릴린치증권은 18일 경영컨설팅 그룹인 캡 제미니 언스트 앤드 영(Cap Gemini Ernst & Young)과 공동으로 '세계의 부 2002'라는 연례보고서를 발표하며 이같이 밝혔다. 보고서에 따르면 전세계에서 1백만달러 이상의 금융자산을 갖고 있는 개인들은 2000년 말보다 20만명 늘어난 7백10만명으로 집계됐다. 이들의 총 자산은 지난해보다 3% 증가한 26조2천만달러에 달했다. 부호들은 지난해 극심한 경기부진 및 증시침체 상황에서 자산을 안전하게 굴리기 위해 채권, 현금과 예금상품, 부동산, 헤지펀드 등에 분산 투자한 것으로 드러났다. 한국의 갑부들은 해외 채권에 주로 투자한 것으로 나타났다. 메릴린치 서울지점 최형호 개인자산관리 본부장은 "금융자산이 1백만달러가 넘는 고객은 현재 4백여명이며 이들은 자산의 80∼90%를 외국환평형기금채권 등 해외 채권에 투자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유럽지역의 백만장자 비율은 32%에 달해 지역별로 가장 많은 백만장자가 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 다음은 북미(29%) 아시아(20%) 남미(13%) 순이었다. 아시아지역의 백만장자 수는 전년 대비 7% 늘어난 1백73만명이며 이들의 자산총액은 5조1천억원인 것으로 집계됐다. 장진모 기자 j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