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자 발급 절차가 너무 까다롭고 오래 걸립니다. 한 달 이상 걸리는 비자 발급 수속만 간소화되면 구매단 규모와 방한 횟수를 늘려 지금의 2~3배에 달하는 한국상품을 사갈 수 있을 것입니다." 중국 옌볜 자치주 고찰단(구매단)을 이끌고 지난 19일 방한한 허응복 성보백화점 부사장(부경리·36)는 첫 마디부터 비자 발급 절차가 까다롭다며 아쉬움을 표시했다. 고찰단은 석 달에 한 번꼴로 한국을 방문하는 옌볜 우수도매상인 구매단으로 서울 동대문시장과 남대문시장,부산 등지에서 한국 상품을 구입해 가고 있다. 허 부사장은 "개별적으로 움직이는 보따리상과 보증금을 공탁하고 구매보고서까지 제출해야 하는 고찰단은 구분해야 한다"며 "고찰단의 경우 옌볜 자치주 정부에 한국돈 1천6백만원 정도를 신원보증금조로 위탁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2000년 말께부터 네 차례에 걸쳐 1백50여명의 상인이 방한해 모두 14억여원 상당을 구매해갔는데 불법 체류하거나 제때 떠나지 않은 사고는 한 번도 없었다"고 역설했다. 옌볜에서 한국상품 인기가 날로 높아지고 있다는 사실도 알려줬다. 특히 동대문.남대문시장에서 판매하는 화장품 액세서리 문구 의류 신발 등 중고가 제품의 인기가 높다고 했다. 1만2천원짜리 신발을 2만5천원에 내놔도 불티나게 팔린다는 것. 허 부사장은 "샐러리맨 월급은 10만∼50만원에 불과하지만 외국에 나간 가족들이 보내주는 돈이 연간으로 따지면 모두 3억달러에 달하기 때문에 구매력이 있는 소비자가 꽤 많다"고 귀띔했다. 허 부사장이 인솔한 옌볜 도매상인 고찰단은 속초시와 한국무역협회 초청 형식으로 방한했다. 이들은 일주일간의 구매활동을 마치고 27일 한국을 떠난다. 이관우 기자 leebro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