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리코박터 파이로리균은 위·십이지장궤양뿐만 아니라 위암도 유발할 수 있다는 게 세계보건기구(WHO)측 설명입니다. 약물이나 식품으로 헬리코박터 파이로리균을 없애는 게 바람직합니다" 헬리코박터 파이로리균 발견 20주년을 맞아 대한소화기학회와 한국야쿠르트의 초청으로 최근 우리나라에 온 호주 웨스턴 오스트레일리아대의 배리 마셜 박사(미생물학)는 기자간담회에서 이같이 밝혔다. 그는 경주와 서울에서 학생 의사 등 8백여명을 대상으로 그동안의 연구실적에 대해 잇따라 강연했다. 마셜 박사는 헬리코박터 파이로리균을 최초로 발견한 인물로 한국야쿠르트의 기능성 요구르트 '윌'광고에 출연하고 있다. "헬리코박터는 더러운 식수나 감염자와의 입맞춤,유·소아에게 부모들이 음식을 씹어먹이는 습관 등에 의해 전염되는 것으로 생각됩니다.한국 성인의 75%가 이 균에 감염돼 있으며 감염자는 위궤양 위암 등에 걸릴 확률이 높습니다" 마셜 박사는 "헬리코박터는 서양인에게서는 찾아보기 힘들고 아시아 아프리카 등에서는 감염률이 아직 50% 이상이지만 일본 한국에서는 이제 안심해도 좋다"고 말했다. 그는 "헬리코박터로 인해 위·십이장궤양이 나타난 사람은 위암에 걸릴 개연성도 크다"며 "쥐 1백여마리를 대상으로 실험한 결과 이 균에 감염된 쥐의 10%가 1년 내에 위암에 걸렸다"고 말했다. 마셜 박사는 "헬리코박터는 항생제와 위산분비억제제를 복용하면 쉽게 죽일 수 있지만 항생제 내성이 생길 수 있고 항생제로 인해 설사가 유발된다"며 "유산균 마늘 차조기(자소엽) 등의 기능성 식품을 섭취하면 약물요법의 결점을 보완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 82년 헬리코박터균을 발견했으며 헬리코박터연구재단을 설립,운영하고 있다. 정종호 기자 rumb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