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는 최근 'TROMM(트롬)'이라는 새 브랜드를 내세워 국내 드럼세탁기 시장 공략에 나섰다. '드럼'이란 뜻의 독일어 'Trommel'에서 따온 트롬은 LG전자가 디오스 냉장고와 휘센 에어컨에 이어 전략적으로 육성하려는 고부가가치 브랜드이기도 하다. 이 회사는 올해 초 트롬 브랜드로 세탁.건조 일체형의 3개 모델(WD-965RD, WD-960RD, WD-950RD)과 세탁 전용 2개 모델(WD-910D, WD-900) 등 프리미엄급 5개 모델을 내놓았다. 이를 포함해 올해 안에 총 10여개 트롬 모델을 선보일 계획이다. LG전자의 트롬 세탁기는 인버터 모터를 세탁통에 직접 연결해 소음과 진동을 최소화한 것이 특징이다. 제품 내부의 불균형을 감지해 자동으로 밸런스를 맞춰 주는 '오토 밸런싱 시스템'을 적용해 진동을 한층 줄였다. 국내 최대 용량인 7.5kg급 고급형 모델에는 '시간절약' 기능을 도입, 소량 세탁시 적은 양의 물로도 동일하게 작동해 물과 세제 사용을 줄일 수 있으며 세탁 소요시간도 최대 40분까지 절약할 수 있도록 했다. 7kg 이상의 대용량 전 모델에는 '간이 삶음' 코스를 적용, 45% 가량 전력 소비를 줄였으며 헹굼 횟수도 4~6회까지 늘렸다. LG전자는 올해 한꺼번에 모아서 세탁하는 한국인의 라이프 스타일에 맞춰 7.5kg 중심의 대용량 위주로 제품군을 늘리고 건조 겸용 제품의 비중을 확대하며 드럼세탁기의 가장 큰 문제점인 소음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자체 개발한 '다이렉트 드라이브 시스템'(모터 직접 구동 방식)을 채용한 제품을 늘려 기존 제품들과의 차별성을 부각시켜 나갈 방침이다. LG전자가 지난 2000년 이 시스템을 적용해 유럽시장에 내놓은 드럼세탁기는 현지 브랜드와 동일한 고가(8백~9백달러)에 판매되고 있다. 지난해에는 유럽 인증기관인 'VDE' 성능 테스트에서 에너지 효율성, 세탁 및 탈수 성능에서 최고 등급인 'AAA'를 획득하는 등 유럽에서도 기술력을 인정받았다. LG전자 관계자는 "유럽에서 주로 사용하는 세탁 방식인 드럼세탁기는 최근 '빌트인' 가전제품 보급이 늘어남에 따라 국내 시장 규모도 점차 확대되고 있다"며 "국내 드럼세탁기 시장 규모가 지난해 4만5천대에서 올해는 10만대 이상으로 급증할 것"으로 예상했다. 특히 LG전자가 지난해초 드럼세탁기를 처음 선보인데 이어 삼성전자가 지난해말 1개 모델을 출시하는 등 국내 업체들의 시장 공략도 가속화할 전망이다. 국내 드럼세탁기 시장에선 그동안 독일의 밀레.아에게, 미국의 월풀.보쉬 등 외국업체들이 50% 이상의 점유율을 차지해 왔다. 손희식 기자 hssoh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