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린화재 장홍선 사장은 어느 기업인보다 기업을 사고 판 경험이 다양하다. 그래선지 재계 일각에서는 그를 인수합병(M&A) 전문가라고 부르기도 한다. 자신이 소유하던 극동정유의 지분을 1993년 현대에 넘겼고, 극동도시가스는 97년 LG에 매각했다. 98년에는 합작 유통사인 한국마크로를 월마트에 넘겼다. 특히 한국마크로 지분을 매각하는 과정에서 장 사장의 수완이 빛을 발휘했다. 그는 1993년 네덜란드의 세계적 유통업체인 SHV마크로와 51 대 49의 합작비율로 유통업체인 한국마크로사를 설립했다. 외환위기가 터지자 합작 파트너는 사업을 매각하자고 제안했다. 장 사장은 고민 끝에 파트너의 지분 49%를 인수했다. 인수와 동시에 외자유치에 들어갔다. 외자가 빠져나가는 것을 빌미로 금융권에서 자금을 회수하면 자칫 낭패를 볼 수 있어서다. 장 사장은 세계적인 유통업체인 월마트의 자금을 유치하기 위해 점포 추가 설립안을 세워 협상을 벌이는 지혜를 발휘했다. 한국마크로가 보유한 점포는 4개지만 이를 10개까지 늘린다는 전제로 월마트 자금을 유치하는데 성공했다. 1998년에는 법정관리 중이던 근화제약을 경쟁입찰에서 낙찰받아 99년 경영권을 확보했다. 근화제약은 이미 정상궤도에 올랐다. 2000년에는 골드만삭스와 합작으로 부동산 투자회사인 진산에셋을 세웠다. 진산에셋은 해운대의 매리어트호텔과 서울 여의도에 있는 대우증권 본사 빌딩 등을 소유하고 있다. 또 외국차 수입 판매업체인 고진모터스(아우디와 폭스바겐)와 선인자동차(포드)를 잇달아 설립했다. 그리고는 올해 초, 옛 국제화재를 1백57억원에 인수해 금융업에 뛰어들었다. 최근 이 회사의 이름을 그린화재로 바꾸고는 재무구조를 건실화하기 위해 92억5천만원의 증자를 단행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