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만호 < 대한투자신탁증권 경제연구소장 > 한국 증시는 지난해 세계 최고의 주가상승률을 기록한데 이어 올들어서도 돋보이는 강세를 지속하고 있다. 최근 월스트리트저널 보도에 따르면 외국의 펀드매니저나 이코노미스트,시장전략가들은 올해 투자유망 국가로 단연 한국을 꼽고 있다. 그 이유는 무엇보다 국내 주가의 저평가상태가 아직도 해소되지 못했고 월드컵 특수기대감,국가신용등급 상향조정 가능성,한국 증시의 MSCI지수 편입가능성을 겨냥한 외국인들의 투자비중 확대 등을 들고 있다. 펀더멘털측면에서 볼 때 올해 한국증시의 상승 원동력은 외환위기 이후 다변화된 경제구조(Economic Diversity)와 구조조정에 따른 한국 재평가가 될 것이다. 국내 경제구조는 외환위기를 겪으면서 제조업과 수출 중심에서 벗어나 서비스와 내수 비중이 증가하는 추세에 있다. 다양한 핵심산업 분야에서 경쟁력을 갖고 있는 한국의 산업구조는 구경제와 신경제부문,대기업과 중소기업부문이 조화를 이뤄 다른 개발도상국과 차별화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지난 4년간 추진된 기업·금융부문 구조조정으로 수익성도 크게 개선됐다. 국내 1백60개 주요 상장기업의 올해 자기자본이익률(ROE)은 12%대로 추정된다. 이는 경기활황기였던 95년과 99년 수준을 웃도는 것이며 선진국 기업 평균과 비슷한 수준이다. 이번 수익성 개선은 과잉 설비투자가 해소되고 부채비율 축소로 레버리지가 줄어든 상황에서 달성됐다는 점에서 주가반영(Valuation)도 과거보다 더 높아야 할 것으로 보인다. 수급측면에서도 국내증시의 상승요인을 찾을 수 있다. 장기 투자자인 외국인의 지분율이 확대돼 36%에 이르고 있다. 외국인 지분증가는 유통주식수를 줄여 주가상승을 가져올 수 있다. 앞으로 지속될 한국증시 저평가 해소과정에서 외국인 순매수기조는 지속될 전망이다. 더욱이 올해나 늦어도 내년중 한국증시가 MSCI 선진국지수에 편입된다면 외국인 주식투자 자금 순유입 규모는 대략 1백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 최근 주가상승국면에서 소극적이었던 국내 기관자금의 경우 금융자산의 주식투자 비율이 99년의 5.5% 수준만 회복해도 21조원의 신규수요가 창출된다. 개인자금도 총통화대비 고객예탁금비율이 94년과 99년의 50%수준을 회복하면 11조원이 늘어나게 된다. 국내유동성의 증시 유입은 경기회복 가시화와 투자심리 회복에 따라 단계적으로 이뤄질 전망이다. 이같은 상황을 종합해 보면 국내 증시는 중장기적으로 상승잠재력이 매우 크다. 이번 대세상승에서는 한국 증시의 강력한 저항선인 지수 1,100포인트대를 돌파하고 새로운 주가지수시대를 열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