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시중은행이 고객들로부터 받는 각종 수수료가 씨티 HSBC 등 외국계 은행보다 비싼 것으로 나타났다. 또 은행간 경쟁적인 수수료 인상조치 이후 그동안 비슷했던 은행간 수수료 수준이 2~3배 차이가 벌어졌다. 11일 금융계에 따르면 국민 한빛 조흥 외환 등 은행들이 경쟁적으로 각종 수수료를 올리면서 은행간 수수료 격차가 크게 벌어지고 있다. 은행에서 예금 잔액증명서를 뗄 때 고객이 부담하는 수수료는 신한 외환 하나 서울은행은 건당 1천원이다. 반면 국민 한빛 조흥 한미은행에선 2천원을 요구하고 있다. 기업의 대출신용조사 수수료의 경우 대출 1억원을 기준으로 할 때 한빛은행은 면제해주는데 반해 다른 은행들은 6만∼10만원까지 받고 있다. 담보감정 수수료나 외화송금 수수료도 은행간 2배 이상 차이 나는 것으로 조사됐다. 은행간 수수료 차이가 이처럼 벌어진 것은 은행들이 인건비 등 업무원가에 따라 수수료를 현실화한다는 명분 아래 원칙없이 수수료를 인상한 탓이다. 은행 관계자는 "수수료 인상 붐이 일면서 연말 수익목표를 맞추기 위해 부서별로 수수료를 올리거나 다른 은행이 인상하면 덩달아 올리는 사례가 있는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특히 국내 은행들이 수수료 수익비중이 외국에 비해 낮다며 수수료를 잇따라 인상하고 있으나 국내에 진출한 씨티 HSBC 등 외국계 은행은 자행 송금이나 대출신용조사 등엔 수수료를 아예 받지 않고 다른 수수료도 상대적으로 싼 것으로 조사됐다. 한국소비자보호원 정윤선 박사는 "외국은행들은 투자목적으로 금융상품에 가입한 고객에겐 수수료를 많이 받지만 개인이나 중소기업이 주로 이용하는 서비스엔 수수료를 국내 은행처럼 물리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한편 한국은행은 올들어 지난 9월까지 은행의 수수료 수입은 3조7천3백72억원으로 작년 같은 기간보다 52.4% 늘어났다고 이날 발표했다. 수수료가 은행 전체 수입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8.8%로 작년 동기의 6%에 비해 2.8%포인트 높아졌다. 차병석 기자 chab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