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거래위원회가 네이버·카카오 등 국내 주요 플랫폼 업체를 상대로 연이어 조사를 벌이고 있다. 네이버는 멤버십 구독 서비스 중도 해지를 어렵게 했다는 의혹을, 카카오는 카카오톡 선물하기 입점 업체들을 상대로 중개 수수료를 부당하게 받아냈다는 의혹을 각각 받는다. 플랫폼 업계는 최근 상황과 관련해 별다른 입장을 내지 않고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8일 업계에 따르면 공정위는 전날 네이버 본사에 조사관을 보내 멤버십 구독 서비스 약관 관련 자료를 확보했다. 공정위는 네이버가 멤버십 구독 서비스를 중도 해지할 수 없도록 어렵게 했고, 중도 해지가 가능하다는 사실 자체를 제대로 고지하지 않았다는 의혹을 살펴보고 있다. 네이버 측은 "민감한 사안"이라면서 말을 아꼈다.네이버와 멤버십 구독 경쟁을 벌이는 쿠팡도 같은 날 공정위 조사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카카오 역시 공정위 조사 대상에 올랐다. 공정위는 카카오가 카톡 선물하기 입점업체들 대상으로 중개 수수료를 부당하게 받아챙겼다는 의혹을 들여다보고 있다. 카톡 선물하기는 무료배송 정책에 따라 구매자에게 배송비를 물리지 않는 대신, 선물하기를 통해 판매하는 제품 가격에 배송비 일부나 전부를 반영하고 있다. 공정위는 이 과정에서 카카오가 배송비를 포함한 제품 가격을 대상으로 중개 수수료를 수취한다는 의혹이 법 위반에 해당하는지를 조사 중이다. 카카오 역시 이에 대해 별다른 입장을 밝히진 않고 있다. 다만 카카오 측은 입점 업체마다 계약 내용이 다른 만큼 배송비 부담이나 중개 수수료 책정 구조도 모두 제각각이라고 설명했다. 입점 업체들이 제품가격을 각기 다른 기준으로 자유롭게 책정하고 있어 중개 수수료를 부당하게 매겼다고 단정할 수 있을지 불투명하다는 관측도 나온다. 카카오 관계자는 "입점 업체들이 무료배송 정책을 감안해 상품가를 자유롭게 책정하고 있고 수수료도 입점업체별로 달라서 확인하기가 어렵다"고 했다. 업계 안팎에선 기존 법령을 기계적으로 적용하기 전에 플랫폼 산업 특성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카카오 수수료 문제의 경우 자율규제 등의 방식을 거쳐 사전 논의가 가능한 사안으로 분류될 수 있어서다. 권남훈 건국대 경제학과 교수는 "플랫폼 사업 모델은 일반적 상업 거래와 다른 면이 있는데 만약 이번 사안이 '회색지대'에 있는 플랫폼 사업에 해당한다면 자율규제의 틀을 통해 다루는 것이 더 나을 수 있다"며 "플랫폼이 충분히 설명할 기회를 가진 다음 구체적 조사로 나아가는 방식이 바람직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대영 한경닷컴 기자 kdy@hankyung.com
지난 2일 찾은 경기 성남 분당구 판교 소재 한 IT(정보기술) A사 구내식당. '오늘의 메뉴' 게시판 앞은 점심식사를 하러온 직원들로 북적였다. 노란 사원증을 목에 건 직원들은 삼삼오오 모여 어떤 메뉴를 먹을지 얘기하고 있었다.이 곳 직원인 김모 씨(37)는 "저녁까지 포함해 구내식당을 한 주에 7번 정도 이용한다"며 "판교에서 만원 이하에 먹을 만한 식당이 잘 없기도 하고, 구내식당이 외부에서 먹는 것보다 4000~5000원 정도 저렴하기 때문에 요즘은 어디서 뭘 먹나 고민하기보다 구내식당 메뉴 중 고르고 있다"고 말했다.이처럼 하루가 멀다 하고 오르는 물가에 고연봉자가 많은 판교 지역 IT 기업 직장인들도 구내식당 이용이 늘어나는 분위기다.같은날 점심시간 방문한 판교의 또 다른 IT 기업 B사 구내식당도 줄이 길게 늘어섰다. 양측에 두 줄씩 총 네 줄로 선 직장인들은 바쁘게 식사를 타갔다. 이날 구내식당 메뉴는 '나주곰탕'과 '즉석떡볶이&치즈 사리'였고 도시락으로 싸갈 수 있는 '투고(TOGO) 서비스'도 준비돼 있었다.B사 직원들도 구내식당 단골이 많았다. 식당에서 만난 양모 씨(33)는 "일주일에 2~3번 정도 구내식당을 이용하는데, 주중 재택근무도 많아 사실상 회사 출근하는 날마다 구내식당을 이용한다고 보면 될 것 같다"고 했다.직장인들이 구내식당을 찾는 이유는 가격 때문이다. A사 계열사 직원 최모 씨는(32)는 "매일 점심마다 구내식당을 이용한다. 저렴하기 때문에 선호한다"며 "20만원 정도 나오는 식대로 외부에서 사먹으면 10번 조금 넘게 먹을 수 있지만 구내식당을 이용하면 25번은 먹을 수 있다"고 호평했다.양 씨 역시 "구내식당 사용할 때 돈을 안 내서 한 달이면 점심값 비용을 몇십만원 아끼게 된다"면서 "요즘은 예전보다 이용하는 직원들이 더 늘어난 것 같다. 요즘은 점심을 먹으러 12시(정오)보다 조금 더 서둘러서 내려오려 한다"고 덧붙였다.일반 식당에서 한 끼를 해결하려면 1만원이 훌쩍 넘는다. 지난달 푸드테크 기업 식신이 발표한 '2024년 1분기 지역별 식대 가격 현황'에 따르면 경기 1만315원, 서울 1만798원 등 전국 일반식당 평균 결제 금액이 1만원을 넘어선 것으로 집계됐다. 구내식당의 경우 월평균 결제 금액 8560원으로 보다 저렴했다.구내식당 인기에 힘입어 CJ프레시웨이·현대그린푸드·아워홈 등 단체 급식 사업체의 매출도 덩달아 늘었다.카카오·크래프톤 등 굵직굵직한 IT 기업 구내식당 운영을 맡고 있는 CJ프레시웨이의 경우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이 3조742억원으로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네이버·네오플 등 40여개 기업의 단체 급식사업을 운영하는 현대그린푸드도 같은해 매출이 20% 이상 증가했다. 현대그린푸드 관계자는 "신규 수주 기업 중 30%가량이 IT기업이고 올해 1~4월 판교에서 운영하는 IT기업 사업장 식수가 25%가량 증가했다"고 귀띔했다.기업들 역시 직원들이 구내식당을 부담없이 이용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카카오모빌리티는 한 끼 8000원이던 구내식당 가격을 4000원으로 내렸다. 카카오는 그동안 본사 직원은 4000원, 계열사 직원은 8000원의 식대를 유지해왔는데 동일하게 맞췄다. 카카오모빌리티에 재직 중인 30대 직장인 박모 씨는 "지난해보다 구내식당이 더 붐비는 느낌이다. 회사 복지 차원에서 구내식당 비용을 기존 가격에서 절반 정도로 낮춰 부담이 덜하다"며 만족스러워했다. 넥슨도 지난해 기존 건물 외에도 구내식당 'N스토랑'을 증설한 바 있다.한 업계 관계자는 "구내식당을 이용하는 직원들이 많아지다 보니 각 회사에서 직원들의 복지를 위해 다양한 방법을 모색하고 있다"며 "특히 판교에 위치한 게임사의 경우 음식점이 밀집한 지역과는 다소 거리가 있는 편이라 구내식당을 이용하는 경우가 많다. 저렴하면서도 외식과 비교해 음식 질이 떨어지지 않도록 신경을 쓰고 있다"고 말했다성남=유지희 한경닷컴 기자 keephee@hankyung.com
카카오가 부동산·AI 조직을 통합하고 역량을 집중하는 데 박차를 가하고 있다. 2일 업계에 따르면 카카오는 부동산 개발·공급 자회사 카카오스페이스를 흡수합병했다. 카카오스페이스는 CA협의체 지원조직장인 총괄대표 산하에 '스페이스팀'으로 새롭게 둥지를 튼다. 임성욱 전 카카오스페이스 대표가 팀장직을 맡는다. 스페이스팀은 제주첨단과학기술단지 내 제주오피스 부지 12만7000㎡에 협업 업무공간을 구축하는 사업을 담당한다. 이를 위해 2022년엔 제주국제자유도시개발센터(JDC)와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현재 사업 방향과 착공 시기 등을 논의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카카오스페이스는 지난해 말 경기 용인 고기근린공원 일대 부지를 대상으로 카카오 연수원 'AI캠퍼스'를 건립하는 개발 사업도 시작했다. 카카오는 지난 2월 공시를 통해 "합병으로 경영 효율성을 제고하고 사업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해 경쟁력을 강화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카카오는 이날 이사회를 열고 인공지능(AI) 연구·개발 자회사 카카오브레인의 △초거대 AI 기반 언어모델 △이미지 생성모델 등을 영업 양수도하는 안건을 의결했다. 영업 양수도와 조직 통합 절차는 다음 달 안으로 마무리된다. 카카오는 초거대 AI 언어모델 '코GPT', 텍스트 기반 이미지 생성모델 '칼로' 등을 보유한 카카오브레인 기술역량을 결합해 AI 서비스를 속도감 있게 선보인다는 구상이다. 정신아 카카오 대표이사는 "이용자 경험에 대한 카카오의 이해·해석 노하우와 언어모델에 대한 카카오브레인의 역량을 통합해 시너지를 극대화하고 이를 통해 이용자의 일상에 스며 드는 가장 카카오다운 서비스를 선보일 것"이라고 했다. 김대영 한경닷컴 기자 kd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