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나항공이 22일 발표한 2차 구조조정안은 제살을 도려내는 고강도 자구책을 담고 있다. 이번 자구안은 제2 국적 민항사로 출범한 지 13년 만에 맞이한 최대 위기를 돌파하기 위해 핵심 계열사 지분매각까지 불사하겠다는 결연한 의지를 보여주고 있다. 아시아나항공이 이번에 지분매각 대상으로 내놓은 계열사는 하나같이 항공사의 핵심 인프라들이며 '돈되는 사업'들이다. 아시아나항공 입장에서는 팔과 다리같은 계열사들이다. 아시아나항공은 이번 계열사 지분매각을 통해 약 2천억원의 외자를 유치할 계획이다. 다음달에는 2천5백억원 규모의 ABS(자산담보부채권)도 발행하게 된다. 또 최근 정부가 항공업계에 지원키로 한 2천5백억원 가운데 절반 가량을 배정받을 전망이다. 이에 따라 아시아나항공은 약 5천6백억원의 자금을 확보,연말에 만기 도래하는 3천억원 가량의 기업어음(CP) 결제는 물론 당분간 안정된 유동성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매각대상 계열사는 어떤 회사=아시아나공항서비스(주)는 급유 화물탑재 청소 등 항공기 운항에 필요한 지원작업을 총괄하는 업체다. 급유업의 경우 공항관련 사업 중 노른자위로 꼽힌다. 아시아나공항개발(주)은 민자유치로 건설한 인천공항 화물터미널 2곳(B,D)을 운영하는 회사다. 터미널내 창고 및 사무실 임대가 주요 사업이다. 외항사터미널(주)은 인천공항내 외국항공사용 터미널(C)의 운영사업권을 갖고 있다. 케이터링 사업부는 기내식을 제조·판매하는 조직이다. 아시아나항공은 케이터링 사업부를 분사한 뒤 일괄 또는 부분매각할 방침이다. ◇고강도 자구책 왜 나왔나=최근의 미국 테러사태는 수요감소와 보험료 인상 등 원가상승의 이중고를 안기며 아시아나항공을 포함한 전세계 항공사를 위기로 몰아넣었다. 게다가 유동성은 바닥상태다. 특히 연말에 만기 도래하는 3천억원의 CP 결제는 자칫 아시아나항공을 심각한 상황으로 몰아넣을 수 있다는 우려까지 낳고 있다. 이 때문에 아시아나항공측은 '당장 발등에 떨어진 불'을 끄기 위해 핵심 계열사 지분매각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전망=아시아나의 자산 총계는 약 3조7천3백89억원,자본 총계는 6천9백83억원 가량이다. 부채는 9월 말 현재 2조6천억원 정도. 부채비율은 지난 6월 말 기준으로 4백14%며 이는 JAL(5백69%)이나 UA(4백96%),루프트한자(4백95%)보다 낮은 것이다. 때문에 아시아나항공측은 현재의 유동성 위기만 넘기면 경영에 큰 어려움은 없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특히 내년에는 2대특수(월드컵,부산아시안게임)가 기다리고 있고 주5일 근무제의 시행으로 항공 수요도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더욱이 국제 유가 인하추세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여 원가부담도 줄어들 전망이다. 아시아나측은 "모든 악재는 올해로 끝나고 내년부터는 호재만 기다리고 있다"며 경영환경 개선을 낙관하고 있다. 다만 이번 자구책의 핵심인 계열사 지분매각 작업이 어느 정도 성과를 거둘 것인지가 관건이다. 이에 대해 아시아나측은 "외국업체들이 지분매입에 적극성을 보이고 있어 이번 자구노력은 상당한 효과를 거둘 것"이라며 기대하고 있다. 김상철 기자 che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