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이 '전강후약'의 장세를 보이며 닷새만에 하락했다. 월말과 추석을 앞두고 업체들의 네고물량이 대거 쏟아져 나왔으며 역외선물환(NDF)정산관련 역내 매물도 상당했다. 물량 부담을 안고 있는 시장 여건상 1,300원대 초반까지 쉽게 내려설 여지가 많다. 26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원 환율은 전날보다 3.70원 내린 1,305원에 마감했다. 개장초 1,309.40원까지 올라 1,310원을 뚫을듯한 기세였던 환율은 물량 공급이라는 벽을 만나 조금씩 미끄러졌다. ◆ 물량 공급량따라 하락폭 정해질 듯 = 시장 참가자들은 27일이 추석을 앞두고 네고물량을 내놓을 수 있는 거의 마지막 기회로 보고 있다. 원화 결제가 금요일에 이뤄질 것을 감안하면 원화 수요가 있는 기업은 달러매도에 적극적으로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시중은행의 한 딜러는 "이달말까지는 지속적인 하락압력이 예상된다"며 "대외변수가 없다면 이번주 들어 계속 공급우위의 장세인데다 내일은 추석전 마지막 달러매도 기회라는 점을 감안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대외변수에 별다른 변화가 없다면 내일은 1,300∼1,306원 범위에서 움직일 것"이라며 "업체들도 1,305원 이상에서는 매도하겠다는 의사를 비치고 있다"고 전했다. ◆ 공급 우위 장세 반영 = 전날과 정반대의 곡선을 그린 환율은 개장초 상승세를 탄 뒤 꾸준하게 레벨을 낮췄다. 공급 우위의 장세가 반영된 결과. NDF정산관련 역내 매물이 상당히 많았던 탓에 시장 참가자들은 환율 하락을 충분히 예상했다. 반면 역외세력의 매수세는 약했다. 업체들도 매도 의사를 표명하며 보유하고 있던 물량을 내놓았으며 결제수요는 네고물량을 흡수할 만큼 충분하지 않았다. 전날 뉴욕 외환시장에서 횡보세를 보이며 117.48엔에 마감했던 달러/엔 환율은 이날 소폭의 하락세를 이었으며 오후 5시 현재 117.31엔을 가리키고 있다. 달러/원과의 연결고리는 거의 끊어진 상태다. ◆ 환율 움직임 및 기타지표 = 전날보다 0.20원 낮은 1,308.50원에 출발한 환율은 개장 직후 1,308.30원까지 밀린 뒤 9시 43분경 이날 고점인 1,309.40원까지 올라 1,310원을 위협하는 가 했다. 밤새 역외선물환(NDF)환율이 오름세를 띠며 1,311/1,313원에 마감한 것이 반영됐다. 그러나 환율의 추가 상승은 저지되며 서서히 하락쪽으로 방향을 돌린 환율은 11시 48분경 1,306.20원까지 저점을 내렸으며 오전장 대체로 1,306∼1,307원 언저리를 거닐다가 1,306.50원에 오전장을 마쳤다. 오전 마감가보다 0.10원 낮은 1,306.40원에 거래를 재개한 환율은 낙폭을 조금씩 줄여 2시 13분경 1,307.20원까지 올라갔으나 추가 상승은 저지당했다. 오후장 개장 1시간여가 지나 물량 부담이 가중되자 한동안 1,305원선으로 내려 게걸음을 걷던 환율은 추석을 앞둔 업체의 매도세가 나오자 오후 4시 경 이날 저점인 1,303.80원까지 하락했다. 이후 환율은 소폭 반등하며 전날보다 3.70원 오른 1,305원에 마감했다. 장중 고점은 1,309.40원, 저점은 1,303.80원으로 변동폭은 5.60원이었다. 외국인은 국내 증시에서 전날과 달리 매도세를 보였으나 환율 움직임과 무관했으며 거래소와 코스닥시장에서 각각 521억원, 22억원의 주식을 순매도했다. 이날 현물 거래량은 서울외국환중개를 통해 17억7,170만달러, 한국자금중개를 통해 7억3,790만달러를 기록했다. 스왑은 각각 6억6,480만달러, 4억6,510만달러가 거래됐다. 27일 기준환율은 1,306.70원으로 고시된다. 한경닷컴 이준수기자 jslyd01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