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가 계속 떨어지는 상황에서 보험사 역마진 문제를 해결할 뚜렷한 방안은 찾기 어렵다. 보험료를 올려도 예전에 높은 금리를 제시하고 판매한 보험계약에 대한 보험금 부담이 덜어지는건 아니다. 보험료를 산출하는 기준인 예정이율을 낮춰도 현재의 역마진 구조를 해소하는 데는 2~3년 이상 걸릴 것이란게 중론이다. 그만큼 보험사의 경영여건을 호전시키는데 짧지 않은 시간이 필요하다는 얘기다. 생명보험협회 배찬병 회장은 "보험사의 역마진 현상은 구조적인 문제인 만큼 종합 처방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보험사는 경영효율성을 높이고 금리 위험을 줄이기 위한 다각적인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는 것. 전문가들은 보험사 재무구조를 견실히 하기 위해서는 금융당국이 유배당 보험의 이익배분 기준을 보험사들이 자율 결정할 수 있도록 규제를 완화해줄 필요가 있다고 지적한다. 또 생보사들이 다양한 분야에서 수익을 얻을 수 있도록 부수 업무 등 영역을 넓혀 줘야 한다고 그들은 강조했다. 무엇보다 시급한 것은 보험사의 체질 개선이다. 판매 및 자산운용 부문을 자회사 형태로 분사시키는 등 본사 몸집을 줄이는 노력이 선행돼야 한다. 필요하다면 자산 규모도 줄여야 한다. 신한생명은 지난 99년 9월 말 2조1천2백억원 규모의 자산을 올 3월 말 1조8천1백억원으로 줄였다. 이 회사 고영선 사장은 "수익 위주의 영업을 통해 법인 및 저축성 상품 판매를 줄였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변액보험 같은 선진형 실적 배당상품 판매를 늘려 상품 포트폴리오를 다시 짜는 것도 시급한 과제로 부상하고 있다. 지난 97년 이후 7개 일본 생보사들이 파산한 것도 초저금리 시대에도 불구하고 무리하게 확정형 상품을 계속 파는 등 상품 구조조정을 게을리한 탓이다. 또 판매 채널의 효율성도 높여야 한다. 생보협회 조사에 따르면 지난 96년 이후 보험설계사수는 계속 감소하고 있다. 이에 반해 설계사 1인당 생산성은 높아지고 있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텔레마케팅 사이버마케팅 등 신종 영업채널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는 것도 이와 같은 맥락에서 받아들일 수 있다. 금융당국은 보험사가 체질을 개선할 수 있는 여건을 조성하는데 힘써야 한다. 장기 금융기관인 보험사가 굳건한 입지를 갖춰야 장기 채권시장이 활성화되고 전체 금융시장의 안전판 역할을 맡을 수 있기 때문이다. 금융감독원 유관우 보험감독국장은 "보험사 경쟁력 강화에 도움이 되는 쪽으로 제도를 보완할 것"이라고 말했다. 은행창구에서 보험상품을 판매하는 방카슈랑스제도의 도입 시기를 재검토해야 한다는 지적도 일고 있다. 연세대 김정동 교수는 "방카슈랑스는 보험사들이 대내외 환경변화에 대응할 수 있는 충분한 시간을 준 후 신중하게 도입해야 혼란을 사전에 막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익원 기자 ik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