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이 전날 마감가를 놓고 상승과 하락의 시소게임을 펼친 끝에 올랐다. 전날과 같이 개장초 상승세가 반락하는 듯 했으나 쉽게 하락쪽에 무게중심을 두지 못했다. 시장에는 아직 위로 향하고 싶어하는 심리가 잠복해있으나 위쪽으로 향할 만한 모멘텀이 주어지지 않는 이상 1,305∼1,310원의 박스권 범위를 탈피하기는 힘들어 보인다. 25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원 환율이 전날보다 0.30원 오른 1,308.80원에 마감했다. 전날보다 오른긴 했으나 의미를 두긴 힘든 흐름이었으며 대부분 거래가 1,308∼1,309원에서 체결됐다. 개장초 엔화와 국내외 증시 상황이 환율 상승을 부추겼으나 상황이 반전되면서 환율은 아래쪽으로 방향을 틀기도 했다. 그러나 추가 물량 공급이 뜸해지면서 환율은 엉거주춤 전날 마감가 범위에서만 맴돌았다. 거래범위는 오전중 미리 정해졌으며 오후장 환율은 1.80원내에서 이동하는 정체상태였다. 전날 반락이 물량 공급에 의해 이끌어진 데 반해 이날은 참가자들의 손바뀜만 빈번하게 일어났다. 장중 달러되팔기(롱스탑)와 달러되사기(숏커버)를 번갈아했다. 급등 출발 뒤 반락하는 전날의 흐름에 대한 학습효과도 사자(롱)플레이를 자제하게끔 만들뿐 아니라 방향설정에도 어려움을 선사했다. 시장을 움직일 변수도 없었다. 외국계은행의 한 딜러는 "내일도 오늘과 같이 특별한 변수요인이 없다면 1,305∼1,310원 사이의 박스권 거래가 이어질 것"이라며 "1,310원 이상에서는 네고물량이 나오고 아래쪽에서는 매수세가 또 버티고 있어 제한될 수 밖에 없는 흐름"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아직까지는 1,312원대 이상으로 달러매수초과(롱)상태로 가고 싶어하나 그를 촉발할 요인이 없다"고 덧붙였다. 다른 은행의 딜러는 "매물벽이 단단해 장중 고점인 1,314.50원을 뚫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며 "단기적으로 사자(롱)마인드는 살아있다"고 전했다. ◆ 변수없는 시장 = 개장초만 해도 달러/엔과 국내외 증시의 흐름이 시장을 주도하는 듯 했으나 이내 변수들이 정체되거나 반대쪽으로 방향을 틀면서 환율은 무기력증에 빠져들었다. 달러/엔은 장중 124.10∼124.30엔에서 등락하면서 움직임을 기피했다. 달러/원의 안정에 가장 크게 기여했다. 24일 뉴욕장에서 달러/엔은 그린스팬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장이 상원금융위원회 연설에서 추가 금리인하를 시사하고 차익실현 매물이 나와 내림세를 타며 124.06엔에 마감했었으나 이날 추가 상승은 극도로 억제됐다. 국내 증시도 사흘 내리 약세를 보인 뉴욕 증시의 영향으로 개장초 10포인트 가량 급락했다가 낙폭과다 논리를 안고 종합주가지수는 전날보다 0.54포인트, 0.10% 내린 526.08로 장을 마쳤다. 코스닥지수는 64.10으로 전날보다 0.43포인트, 0.67% 떨어졌다. 주가가 반등한 것도 시장참가자들의 심리를 다소 돌려놨다. 역외세력은 개장초 소규모 매수에 나서기도 했으나 달러/엔의 추가 상승이 막힌 상황에서 매수에 활발히 나서지 않았다. 업체는 기준율보다 낮은 환율 수준으로 인해 네고물량을 그다지 많이 내놓지는 않았다. ◆ 환율 움직임 및 기타지표 = 환율은 전날보다 0.50원 오른 1,309원에 출발했다. 전날 역외선물환(NDF)환율이 엔화의 소폭 강세로 1,308원 사자, 1,309원 팔자에 마감됐으나 개장전 달러/엔이 오름세를 타며 124.30엔대에 거래된 것과 상충됐다. 개장 직후 1,308.80원까지 내린 뒤 오름세를 탄 환율은 9시 51분경 1,310.40원까지 고점을 높였으나 증시 반등과 물량 부담을 느끼고 되밀렸다. 환율은 10시 37분경 1,308.40원을 기록하며 내림세로 돌아서 계속 가라앉으며 11시 10분경 1,306.80원까지 저점을 낮췄다. 이후 소폭 되오른 환율은 1,307∼1,308원 범위에서 거닐다가 1,308원에 오전 거래를 마쳤다. 오전 마감가보다 0.20원 낮은 1,307.80원에 거래를 재개한 환율은 개장 직후 낙폭을 조금씩 줄여 2시 11분경 전날 마감가와 같은 수준까지 올라섰다. 이후 환율은 마감가를 경계로 소폭 등락을 거듭하다가 오름세를 타 19분경 1,309원까지 올라서 대체로 오름세를 유지했다. 잠시 물량에 밀려 3시25분경 1,307.50원까지 되밀린 환율은 이내 되올라 1,308∼1,309원 사이에서 오름내림을 반복했다. 전날 대규모의 주식 순매도를 끊은 국내 증시의 외국인은 거래소에서 270억원의 매수 우위를, 코스닥시장에서 35억원의 매도 우위를 기록했다. 장중 고점은 1,310.40원, 저점은 1,306.80원으로 하루 변동폭은 3.60원이었다. 이날 현물 거래량은 서울외국환중개를 통해 19억4,930만달러, 한국자금중개를 통해 10억6,810만달러를 기록했다. 스왑은 각각 4억1,060만달러, 3억2,190만달러가 거래됐다. 26일 기준환율은 1,308.70원으로 고시된다. 한경닷컴 이준수기자 jslyd01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