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세기말 개항 이후 최대 화물수입항의 지위를 누려오던 인천항이 최근 들어 뿌리째 흔들리고 있다.

항만의 고유 기능인 주요 화물의 처리 실적이 크게 줄어들고 있어서다.

그동안 비싼 비용에도 불구하고 많은 선박이 인천항을 이용했으나 평택항이 경쟁항으로 부상하면서 물량을 뺏기고 있다는 것이 가장 큰 이유다.

여기에다 전 근대적인 항만 운영도 인천항의 ''퇴조''를 부추기고 있다.

1일 인천항과 업계에 따르면 올들어 2월말까지 인천항은 자동차 63만4천t을 처리하는데 그쳤다.

지난해 같은 기간의 1백14만8천t에 비해 45%나 감소한 수치다.

지난해 인천항을 통해 29만여대의 자동차를 수출했던 기아자동차가 평택항으로 물량을 돌리고 있는 데다 경영난으로 대우자동차의 수출이 급감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1∼2월중 고철 수입량은 22만4천t으로 전년 동기의 37만4천t에 비해 40% 줄었다.

양곡도 1백16만6천?으로 지난해(1백59만t)보다 27% 감소했다.

이밖에 철재가 33%나 줄어든 것을 비롯해 목재가 21%,원목이 8%씩 감소했다.

게다가 최근 문제를 일으킨 인천항 시설경비료의 하역회사 부담 파문,인천항 노무공급권을 틀어쥔 경인항운노조의 잇따른 파업 선언 등 전 근대적인 항만운영도 인천항을 찾는 손님의 발길을 되돌리게 하는 원인이다.

더구나 인천항 장기발전을 위해 추진중인 북항과 남항의 개발도 자금조달 방안이 없어 지지부진한 상태다.

인천항 이용업체인 K사 박현서 사장은 "해양수산청과 노조,하역회사,인천시 등이 머리를 맞대고 비용절감과 항비 인하 등 대안을 하루빨리 제시하지 못할 경우 인천항을 찾았던 화물들이 평택항이나 목포항으로 방향을 돌릴 것"이라고 말했다.

인천=김희영 기자 songk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