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연한 봄이다.

훈풍이 피부촉감에 절기변화를 알려오고 산나물은 미각에 봄소식을 전해온다.

잔설위에 파릇파릇하게 솟는 산나물은 새파란 색깔과 강렬한 향기를 자랑한다.

입안에선 상큼한 봄내음으로 노곤해진 우리네 심신에 원기를 돋워준다.

산채는 예로부터 겨우내 부족했던 비타민과 무기질을 보충해 주는 보약이었다.

요즘에는 항암효과 뿐 아니라 다이어트 미용식으로도 최고로 각광받고 있다.

개두릅 곰취 불로초 냉이 달래 참나물 산취나물...

수십여종의 봄나물들이 산자락에 돋아났다.

온상재배에다 중국산까지 가세해 계절감각이 무뎌졌지만 토종 산채들은 바야흐로 제철을 만났다.

서울 양재동에 있는 오대산산채(02-571-4565)는 강원도 오대산에 자생하는 산채들을 직송해와 식탁에 올리는 한식당이다.

오대산 월정사 입구에 있는 오대산식당(033-332-6888)의 서울 분점이기도 하다.

원조격인 오대산식당은 한국산채연구회 이문화 이사가 경영하고 서울 분점은 그의 아들 이응내사장이 운영한다.

오대산산채는 20여종의 산채들을 다양하게 요리해 내놓는다.

살짝 데친 두릅을 초장에 찍어 먹으면 달착지근한 뒷맛이 남는다.

산미나리로 불리는 참나물은 향긋하기 이를데 없다.

곰취는 쌉싸름하며 입안에 하루종일 향이 남을 정도로 강렬하다.

고추장을 발라 구워 놓은 더덕은 인삼에 버금가는 영양식으로 알려졌다.

해발 1천4백~1천5백m의 고지대에 자라는 불로초도 나온다.

볼로초는 마늘 비슷한 향취로 일명 산마늘로도 불린다.

옛날 흉년때 숱한 목숨을 건졌다는 얘기가 전해오며 정력보강에도 효험이 있다고 한다.

냉이와 달래도 산에서 채취했다.

양식재배보다 냉이는 향이 강하고 달래는 밑동이 굵다.

이 집은 산채보관에 독자적인 염저장법을 사용한다.

소금과 솔잎 등으로 산채를 저장해 수십년동안 원래맛을 간직토록 하는 비법이다.

여름과 겨울에도 신선한 산채를 내놓는 비결이기도 하다.

모든 산채요리에는 인공조미료를 사용하지 않아 본래맛이 살아 있다.

참기름과 들기름 된장 등 양념류는 본점에서 만든 것을 사용한다.

반찬도 눈여겨볼만 하다.

강릉 초당두부와 오대산 도토리묵은 별미다.

횡계 덕장에서 나온 황태요리는 일품이다.

표고전과 감자전도 강원도의 맛 그대로다.

정식값은 1만7천원.

유재혁 기자 yooj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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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골 시골밥상=일산 신도시 중산마을에서 문산쪽 3백7번 국도를 타고 5분쯤가면 왼편에 있다.

산나물과 보리밥 된장 등 토속음식이 주메뉴.

주인 이광길씨부부가 매일 새벽 경동시장에서 사온 참나물 돗나물 더덕 취나물 등 십여가지 나물요리를 제공한다.

해남에서 직접 만든 메주를 사용해 된장맛이 일품.

시골밥상은 1인분에 6천원.

불고기와 장떡(고추장과 참나물 등을 섞어 만든 음식) 등을 첨가한 정식은 1만3천원.

20여대의 주차공간이 마련돼 있다.

(031)977-4799

<>산촌=국내에 드문 산중(사찰)음식 전문점.

고기류는 전혀없고 갖가지 산나물이 사찰요리형태로 나온다.

나물마다 다른 향기와 맛을 고스란히 살리는 것이 강점이다.

토종간장과 고추장 참기름과 들기름 등을 사용하며 오향채를 배제해 담백하고 깊은 맛을 낸다.

고객층은 젊은이들로부터 노인,외국인까지 세대와 국적에 구분이 없을 정도.

1인분에 2만9천원.

종로구 인사동 사거리에서 북쪽10m 오른쪽 골목에 있다.

(02)735-0312

<>풀향기(장충점)=12가지 나물이 식탁에 오른다.

참깨와 들깨 메밀 같은 곡물을 갈아 만든 독특한 소스가 인기다.

큰 상차림(3만5천원),풀향기정식(2만5천원),향기정식(1만5천원)등 3가지 코스가 있다.

식사후 오미자차와 더덕차가 제공된다.

술안주로는 버섯과 두부를 섞어 튀긴 두부소박이 등이 있다.

(02)2265-13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