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와 LG필립스LCD가 현재 건설중인 차세대 TFT-LCD(초박막 액정표시장치) 생산 라인에 같은 유리 기판 규격을 채택키로 해 장비 구매 비용을 크게 절감할 수 있게 됐다.

1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삼성이 지난 10월 5세대 라인을 착공하면서 유리기판 규격을 1천x1천2백㎜로 확정한데 이어 LG필립스도 최근 삼성과 같은 유리 기판 규격을 채택키로 확정했다.

양사가 유리 기판 규격을 통일한 것은 2세대(3백70x4백70㎜)이후 이번이 두번째다.

LG필립스는 당초 5세대 생산라인의 유리 기판 규격을 1천x1천2백㎜로 정했다가 9백80x1천1백60㎜로 바꾸는 방안을 검토해왔다.

회사측은 그러나 장비 발주 단계에서 규격이 같아야 개발비를 절감하고 생산성을 높일 수 있다는 장비업체의 요구를 받아들여 삼성과 같은 기판 사이즈를 채택키로 했다.

세계 시장 점유율 1,2위를 차지하고 있는 삼성과 LG필립스가 같은 크기의 유리 기판을 사용키로 함에 따라 한국업계가 차세대 팹(FAB)표준화를 선도할 수 있게 됐다.

20인치 이상 대형 시장을 원활하게 공략할 수 있게 되는 등 경쟁국 기업들과의 차별화가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양사가 같은 유리 기판을 채택하면 장비값이 떨어져 일본 대만 등지의 경쟁업체들보다 유리한 경쟁을 할 수 있을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LG필립스는 2002년 상반기까지 구미 3공단내 5만평 규모의 부지에 5세대 생산라인을 완공키로 하고 이미 장비 발주에 들어갔다.

지난 10월 충남 천안단지에 5세대 TFT-LCD라인을 착공한 삼성전자는 내년 5,6월께부터 본격적인 장비 발주에 나설 예정이다.

메리츠증권 최석포 연구위원은 "공급 과잉으로 수익성이 떨어지는 상황에서 세계 1,2위 업체가 차세대 팹을 표준화한 것은 경쟁력 향상에 도움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올들어 TFT-LCD 가격은 계속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한편 TFT-LCD가격은 연초 5백달러에 달하던 13.3인치 제품의 경우 최근 3백20달러 수준으로 값이 떨어지는 등 당분간 가격 하락세가 이어질 전망이다.

이익원 기자 ik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