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란피 흐르는 사이버 미인"

슬픈 눈망울을 가진 하얀옷의 소녀가 새끼손가락에서 뚝뚝 떨어지는 파란피를 응시하다 차가운 미소를 짓는다.

인터넷통신 나우누리의 TV광고 "파란피만 모여라"의 한 장면이다.

파격적인 내용으로 화제가 된 이 광고의 주인공은 최근 n세대들로부터 사랑받고 있는 "파란피 미인" 정은아(20)씨.

시종일관 서늘한 "블루( blue )"톤으로 진행되는 CF만 보면 그녀가 차가운 느낌을 주는 사람이라는 선입견을 가지기 쉽다.

하지만 실제로는 몸속에 파란피가 흐른다는게(?) 믿기지 않을 정도로 따뜻한 미소와 부드러운 목소리를 지녔다.

차가움과 따뜻함,두 얼굴을 가진 사이버 미인 정은아씨에게는 나우누리 CF촬영 이후 매일마다 빠지지 않고 챙기는 일정이 하나 생겼다.

나우누리 파란피 홈페이지( blueblood. nownuri. net )를 방문,게시판에서 팬들이 쓴 글들을 확인하고 답장해 주는 것.

게시판에는 "은아누나 너무 예뻐요"부터 "누나 때문에 PC통신을 나우누리로 바꿀래요"라는 내용까지 10대팬들을 중심으로 한 "은아 예찬론"이 가득하다.

"네티즌들이 저를 칭찬하는 글을 보면 너무 고마울 따름이에요.
처음에는 올라오는 글들에 대해 꽤 많이 답변을 썼는데 요즘에는 바빠서 3~4일에 한번 밖에 글을 못 올리는게 정말 아쉬워요"

수원여고 1학년이던 97년 우연히 잡지모델에 응모하면서 CF모델로 첫발을 내디딘 그녀는 다수의 뮤직비디오와 CF에 출연했다.

R&B그룹 "플라이 투더 스카이"의 히트곡,이현우 6집 타이틀곡 등의 뮤직비디오와 "가나쵸콜릿""모토로라"등의 TV CF를 찍었다.

최근 해태음료 광고에 출연했으며 광고대행사 선연이 제작한 파란피 광고 이후 SK텔레콤 등 IT업체들로부터 광고출연 제의가 쇄도하고 있다.

SBS "순풍산부인과" 등 TV프로그램에 게스트로 출연,연기력도 선보였다.

정은아씨는 화려한 조명을 받는 연예인이지만 한편으로는 친구들과 핸드폰으로 재미있는 문자메시지를 주고받으며 즐거워하는 평범한 n세대이기도 하다.

그녀는 간단한 안부메시지,3행시 등 하루에 20건 정도의 문자메시지를 받는다.

"CF모델로 출발했지만 저의 최종 목표는 심은하씨처럼 청순하고 지적인 분위기를 가진 연기자가 되는 거예요"

정은아씨는 이를 위해 요즘 광고촬영과 대입준비 중 틈틈이 연기수업도 받고 있다.

해맑지만 진지함이 엿보이는 그녀의 모습에서 스타탄생의 예감을 느낀다.

송대섭 기자 dssong@ 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