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뚜라미보일러의 조대현(38) 전산실장.직급은 과장이지만 생활수준은 웬만한 대기업의 간부급이다.

그는 회사가 제공한 중형 빌라에 산다.

휴일이면 좋아하는 골프를 마음껏 즐긴다.

스코어가 좋지 않을 때는 가끔 인도어 골프장을 찾아 자세를 교정한다.

부부동반 해외여행도 빼놓을 수 없는 연례행사다.

그러나 정작 회사내에서는 그를 부러워하는 사람은 거의 없다.

조 과장은 그저 "평범한" 축에 낀다.

고참 대리급 이상이면 누구나 이같은 혜택을 누리기 때문이다.

회사는 직원의 주거,취미생활의 상당부분을 책임진다.

직원복지에서 일등주의를 취하고 있는 것.최고로 대접받는 직원이 고객에게도 최상의 기술과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는 얘기다.

귀뚜라미보일러(대표 김원태)는 지난 90년대초부터 서울 공항동 발산동 화곡동 등지에 빌라형태의 사택을 짓고 있다.

인천 부천 등지의 공장 근무자를 수용하기 위해서다.

또 직원들에게 자회사인 강원도 철원의 한탄강 골프클럽을 이용하도록 독려한다.

골프채가 없으면 사주고 레슨비도 무료로 지원한다.

IMF 관리체제로 한때 중단하기도 했지만 전 직원들을 대상으로 1주일간 외국여행을 시켜준다.

과장급 이상은 부부동반이 필수다.

물론 임금도 동종업계 최고 수준이다.

회사는 직원들이 일에만 열중할 수 있는 분위기를 조성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1962년 창립 이래 보일러 외길을 걸어온 귀뚜라미보일러.연간 5천억원대의 매출을 올리는 세계 유수의 보일러 업체로 군림하는 것도 이런 파격적인 직원만족 경영 덕분이다.

"뿌린대로 거둔다"는 말대로 이 회사가 그동안 거둔 성과는 눈부시다.

이미 지난 95년 전 생산품목에 대해 ISO9001 인증을 획득했다.

발명특허와 산업재산권만 무려 6백여건을 보유하고 있다.

부품 국산화율은 99%에 이른다.

보일러의 핵심부품인 정밀 모터,순환 펌프,가스누출 탐지기 등을 자체 기술력으로 생산,세계시장에서 호평을 받고 있다.

서동석 영업기획부 실장은 "복지 최우선주의는 귀뚜라미를 자동차의 벤츠,시계의 롤렉스와 같이 보일러 부문의 대명사로 만들기 위한 전제 조건"이라고 말했다.

김태철 기자 synergy@ k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