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자연에 순응하면서 살아야 합니다. 집을 얻거나 묘자리를 보는 것도
마찬가지지요. 자연을 거스르면 불행을 자초합니다."

이 평범한 진리를 구현하기 위해 하루 24시간을 짧게 뛰는 사람이 있다.

임응승(76) 신부다.

지난 90년 노량진본당을 끝으로 은퇴한 임 신부는 ''추'' 하나를 들고 전국
강토를 돌아다닌다.

물이 없는 것에 물을 찾아주고 또 수맥의 피해를 보지 않도록 가르친다.

"목마른 영혼들에게 물을 찾아주고 하느님이 주신 생명을 건강하게 지키도록
하는 것"은 복음전파의 연장선상이란 설명이다.

매주 토요일엔 순천학회 모임을 갖는다..

''노하우''를 전수하기 위해서다.

임 신부를 서울 상도동 자택에서 만났다.

-신부님이 수맥전문가라니 좀 어색한데요.

"그정도는 양반이지요.

신부지관이라는 말까지 들었습니다.

그러나 뭐 어떻습니까.

고통을 겪는 이웃의 아픔을 달래주는 일보다 중요한 것은 없어요.

수맥찾는 것은 주님께서 저한테 주신 재능입니다"

-"신비의 추"란 무엇입니까.

"옛날 프랑스에서 우물을 찾는 방법중 하나였지요.

우리나라에도 프랑스신부님이 전해줬어요.

추는 시계추 모양으로 흔들리는 물체를 말합니다.

재료는 어느 것이나 상관없고요.

밤알만한 크기의 돌멩이나 5백원짜리 동전 정도면 적당합니다.

이것을 5cm 길이의 끈으로 끼거나 묶어 만들지요.

수맥을 생각하며 추를 들고 가면 수맥이 지나는 자리에서 움직입니다"

-어떻게 배우셨습니까.

"37년 동성상업학교 을조(신학교)에 다닐때 교장선생님이던 신인식 신부님이
하는 것을 보고 따라 배웠지요.

어린 나이에 얼마나 신비했겠어요.

벌써 50년이 넘었네요.

많은 얘기가 있지만 미신이라기보다는 정신과학으로 이해했으면 합니다"

-수맥이란게 뭡니까.

"피가 혈맥을 통해 흐르면서 사람을 성장시키는 것처럼 땅속에선 물이 수
맥을 통해 흘러 대자연의 동식물을 키우지요.

항상 흐르는 수맥을 제대로 찾으면 식수는 물론 질좋은 공업용수 농업용수
등을 충분히 얻을수 있습니다"

-수맥은 좋은데 수맥이 지나가는 자리는 나쁜 모양이죠.

"수맥이 지나는 길은 물줄기를 공급받기 위해 자연적으로 자체운동을
합니다.

지상에서 물을 공급받기위해 지표를 깨뜨리는 것이지요.

이른바 자괴현상입니다.

그 파괴력은 엄청납니다.

수맥이 지나가면 논둑이 꺼지고 빌딩에 균열이 생기지요.

기계밑으로 흐르면 기계가 고장나고요.

창경궁 담을 끼고 돌아보면 벽이 갈라져 있는 곳을 찾을 수 있는데 이곳은
분명 밑에 수맥이 흐른다고 보면 됩니다"

-수맥이 인체에도 영향을 주겠네요.

"물론이지요.

수맥이 밑에 있으면 체질에 따라 별의별 질병이 다 생깁니다.

수맥이 지나가는 방에 기거하다 폐인이 될뻔한 경우도 많이 봤습니다.

특히 임산부에겐 안좋아요.

태아는 방어력이 거의 없거든요.

수맥이 지나는 사무실에서 근무하는 것도 좋지않습니다"

-그러면 어떤 집(터)이 좋은 집입니까.

"수맥이 흐르지 않아야 하는 것은 기본입니다.

안정되고 안온하며 양지바라야 하고요.

앞에 동산이 있으면 더욱 좋고..

매립된 땅이나 무덤자리도 좋지 않아요.

완벽하게 이장하면 모를까.

능선도 집터로는 별로입니다.

원래 좋은 집에 있으면 다른 곳에는 가고 싶지 않습니다.

밖에 있다가도 빨리 집에가고 싶지요.

아파트도 똑같습니다.

층수가 높다고 수맥의 영향권에서 벗어나는 것은 아닙니다"

-서울근교에서는 집터로 어디가 좋습니까.

"청계산과 우면산부근이 좋습니다.

청계산과 우면산을 앞뒤로 하고 있는 과천 경마장부근이 단연 압권이지요.

분당과 일산등 신도시들도 대체로 좋은 편입니다"

-이사할때도 주의해야 하겠네요.

"먼저 살던 사람이 왜 이사를 갔는지 알아봐야 합니다.

잘 돼서 간건지 그렇지 않은지.

잘못됐다면 이유가 무엇인지를 잘 살펴야지요.

문제가 있으면 이사를 하지 말거나 고쳐야지요"

-집안구조도 문제가 됩니까.

"대문을 열어 부엌이나 안방이 들여다 보이면 좋지않습니다.

화장실이 동쪽이나 남쪽에 있어도 나쁘고요.

화장실이 현관옆에 있는 것은 상식밖입니다.

일반 주택의 안마당에 있는 정원수는 절대로 지붕보다 높게 자라서는 안되고
연못도 좋지 않습니다"

-묘자리도 잘 써야 한다고 하셨는데.

"양택(집자리)과 음택(묘자리)은 원래 같아요.

묘자리 고르는 법도 집과 비슷하다는 얘기지요.

계속 강조하지만 수맥이 밑을 지나가거나 나무뿌리가 들어가면 후손들이
고생합니다.

각종 질병은 물론 생명까지 빼앗는 경우가 허다하지요"

-경주 고분은 묘자리가 좋은 곳으로 소문 났는데 신라는 왜 망했습니까.

"무덤이 너무 커요.

한마디로 허례허식이 심했다는 얘깁니다.

안 망하면 이상하지요.

지금도 그래요.

무덤 크게 짓고 잘된 집 못봤습니다.

무덤은 한두평이면 돼요.

중요한건 장소이지요"

-수맥의 부작용을 어떻게 예방합니까.

"주택은 구리판을 깔면 됩니다.

두께는 상관없어요.

싸고 좋은 것도 많습니다.

알루미늄 호일로도 충분히 막을수 있고요.

수맥을 상업적으로 이용하는 사람들은 조심해야 합니다.

정부가 아예 집을 지을때 구리판 설치를 의무화하면 제일 좋지요.

무덤의 경우 수맥이 흐르면 무조건 이장해야 합니다"

-순천학회에선 어떤 일을 하는지요.

"노량진성당 주임신부시절부터 매주 토요일 오후에 뜻있는 사람들이 모여
수맥과 풍수를 공부하는 모임입니다.

신비의 추를 사용하는법, 건강문제, 집터구조 방향, 묘자리를 제대로 잡는
법등을 공부하지요.

불치병치료도 합니다.

사무실(* 02-817-9996)은 상도동에 있습니다"

임 신부는 고난을 당하는 이웃들과 함께한 세월을 후회하지 않는다.

일이 힘들어 피곤할때가 한두번이 아니다.

그러나 "벗을 위하여 제 목숨을 바치는 것보다 더 큰 사랑은 없다"
(요한복음 15장 13절)는 생각뿐이다.

오늘도 이 복음을 실천하기위해 추 하나를 들고 고난한 사람들을 찾아
나선다.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3월 8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