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머드게임시장의 천하통일을 목표로 하고 있는 젊은 기업이 있다.

"바람의 나라"라는 머드게임 프로그램으로 "바람"을 일으키고 있는
넥슨(NEXON)사가 그 주인공.

넥슨사를 설립한 김정주(30) 사장은 KAIST에서 박사과정을 수료했지만
학위논문을 제출하지 않고 곧바로 창업전선에 뛰어들었다.

창업이 학위논문보다 훨씬 급한 일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지난 94년 12월 컴퓨터 통신공간에서 여러사람이 참여하는 머드게임을
개발, 보급하기 위해 회사를 설립했다.

"일반 직장에 다니는게 아무래도 적성에 맞지 않는 것 같아 창업을 결심
했다"는게 김사장이 밝히는 창업동기.

설립이후 어려움도 있었다.

머드게임의 개발에 많은 시간이 걸리는 만큼 초기에 투자한 1억원의 자본금
으로는 불과 몇개월도 버티기 어려웠다.

몇몇 채널을 통해 인터넷 홈페이지를 구축하는 사업을 동시에 벌여나갔다.

다행히 수요가 늘어나면서 머드게임 프로그램 개발비용을 충당할수 있었다.

특히 95년 말에는 직원들에게 월급을 주지 못할 정도로 벼랑끝 위기에
몰리기도 했다.

이때 넥슨을 살려준 것은 정책자금.

정부로부터 연리 6%수준의 공업발전기금을 받아내 회생의 날개를 달았다.

이후 회사는 안정궤도에 올라섰다.

지난해 8억원의 매출에 5천만원의 당기순이익을 올렸다.

아직까지 매출의 80%는 인터넷 홈페이지 구축사업이지만 머드게임도
본 궤도에 올라섰다.

지난해 4월 상용서비스를 시작한 "바람의 나라"는 하이텔과 천리안 등
PC통신망을 통해 광범위하게 확산됐고 최근에는 하루에 4천여명이 접속하고
있다.

"바람의 나라"는 고구려 초기의 궁내성을 모델로 했다.

고구려 초기의 궁궐과 집들을 배치했고 이곳에서 참가자들이 다양한 임무를
부여받고 임무를 다한 사람들에게 가산점을 부여하는 방식으로 점수가
매겨진다.

국내에서의 성공을 발판으로 넥슨은 미국으로도 진출했다.

미국에 현지법인을 설립하고 현지직원도 채용했다.

조만간 머드게임 상용서비스를 시작할 계획이다.

미국 현지의 정서에 맞도록 집모양과 사람모양을 각색했고 사용되는 글도
모두 영어로 교체했다.

또 조만간 일본에도 진출할 계획을 갖고 있다.

현재 프로그램 구성작업이 한창이다.

김사장은 "게임의 요체는 현지의 문화적 정서를 얼마만큼 재현시키면서
재미를 느끼게 하느냐"라며 "전세계에서 가장 큰 머드게임 전문업체로
키워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남국 기자>

(한국경제신문 1997년 11월 4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