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일을 맞는 현지직원들에게 축하선물을 준다''(삼성전자 멕시코 티후아나
복합단지).

"모범 근로자에게 특별수당 주고 발탁인사를 한다"(현대건설 싱가포르
현장).

"무결근 직원에게 포상금주고 해외여행까지 보내준다"(대우전자 영국
VTR공장)

현지인을 많이 채용하고 있는 해외사업장에서 국내 대기업들이 갖가지
인센티브를 통한 "현지인 기살리기"에 적극 나서고 있다.

기업 세계화의 한 축인 "현지화"를 성공적으로 이루어내기 위한 각종
아이디어들이다.

이같은 인센티브제 도입의 1차적 목표는 현지인들에게 애사심을 고취시켜
노동생산성을 높이자는 것.

또 이를통해 한국적인 근로풍토를 해외사업장에 접목시킨다는 부수효과도
노리고 있다.

특히 해외사업장이 많은 가전 건설 상사 등의 관련업계에서 인센티브제
도입이 활발하다.

대우전자는 최근 영업실적이 우수한 중국의 베이징 지사 직원중 15명을
선발해 한국에 초청했다.

이들은 국내 대우전자사업장은 물론 자동차사업장 관광지 등을 돌며
한국을 배우고 돌아갔다.

대우는 이어 독립국가연합지역의 우수 근로자 1백여명을 국내에 초청,
연수특전을 줄 계획이다.

대우전자 멕시코 TV법인의 경우 연 2회씩 고과를 매겨 성적이 우수한
현지사원들에게 급여를 40~50%씩 파격적으로 올려주는 인센티브제를
시행하고 있다.

중남미 지역의 경우 근로자들이 제대로 출근하더라도 불성실하게 근무하는
사례가 많아 이같은 혜택을 주는 것이라고 회사 관계자는 밝히고 있다.

LG전자는 일한 만큼 쉴 수 있는 기회를 더 주는 인센티브제를 도입했다.

태국과 필리핀의 TV공장, 인도네시아의 TV공장 등 동남아 현지생산법인들은
근무연수가 많을수록 휴가나 보너스를 더 받는다.

이같은 조치로 현지직원들의 이직률이 현저히 줄었음은 물론이다.

삼성전자는 장기적으로 우수한 사원을 교육시키는 프로그램을 마련하고
경영체제를 현지사정에 맞게 운영하고 있다.

브라질 마나우스, 멕시코 티후아나 등 복합단지에는 현지인 근로자들을
대상으로 한 과장급 이상 간부사원 육성 프로그램이 있다.

현지인출신 관리 감독자의 능력을 높이기 위한 제도다.

이들 공장은 또 모범 근로자들을 선정해 본사가 있는 한국여행 기회를
주고 있다.

비단 후진국의 현지공장만 이같은 제도가 있는 건 아니다.

대우전자 프랑스 전자레인지 공장과 영국 VTR공장은 무결근 근로자들에게
포상금을 지급하고 해외여행기회를 부여하는 등의 특전을 주기로 한 후
결근율을 절반으로 낮추는 데 성공했다.

해외현장이 많은 건설과 무역상사들도 앞다퉈 현지 인센티브제도를
도입하고 있다.

현대건설은 올해부터 1천2백명의 외국인 근로자들을 대상으로 독특한
인사제도를 시행중이다.

현지인에게도 능력에 따라 소장이나 관리책임자 등의 직책을 주고 오지에
근무할 때는 한국인과 마찬가지로 특별 수당을 지급키로 한 것.

이 제도로 싱가포르 파크팰리스콘도 건설현장에선 현지인이 현장
전기분야 책임자로 임명됐으며 한달에 80달러의 특별수당까지 받고 있다.

대우건설 역시 현지인들을 대상으로 한 발탁인사와 한국에서 연수받을
수 있는 프로그램을 도입해 실시중이다.

1년에 2백명의 현지인들을 선발해 2~3주간 국내 산업시찰을 시켜주는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주)대우 역시 영국 러시아 브라질 등에서 채용된 우수 인력 21명을
서울 본사로 초청해 주요 공장과 문화유적 순례를 실시하고 있다.

인센티브경영은 한국적 근로시스템을 현지 공장에 접목시키기 위한
출발점이다.

국내기업들은 해외진출 초기 언어는 물론 문화, 근로방식, 풍습이 다른
현지 외국인근로자들을 관리하는 데 애를 먹었다.

중간관리자들의 고압적인 태도는 현지근로자들과 마찰을 빚었으며
관리방식의 차이로 불필요한 오해를 사기도 했다.

따라서 인센티브경영은 국내기업들이 초기의 시행착오를 딛고 진정한
현지 경영으로 가는 중간단계로 자리매김하고 있는 것이다.

< 이의철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10월 14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