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기좋은 선진사회란 일할때 열심히하고 여가시간을 잘활용하며
문화생활을 여유있게 즐길수있는 사회를 의미한다.

각국이 경제성장에 매달리는 것도 이런 사회를 만들기 위해서다.

그러나 경제적으로 앞선 나라라고해서 사회발전정도도 그에 걸맞게
앞서있지 않은 경우도 많다.

3년만에 나온 통계청의 "96년 문화.여가및 교육부문 사회통계조사결과"는
소득증가에도 불구하고 여가시간활용과 시간여유등 여러면에서 생활에
대한 만족도가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여가활용에 대해 만족하고 있는 사람의 비율은 지난 93년의 14.8%에서
이번에는 11.5%로 즐었고 불만을 느끼는 사람의 비율은 36.1%에서 44.9%로
늘어났다.

여가활용에 불만을 느끼는 이유로는 경제적 부담과 시간부족을 들고 있고
시간이 나더라도 TV시청과 수면 등에 할애하고 있다.

국민의 76.4%는 시간에 쫓기며 살고 있고 독서인구비율은 92년의 64.1%
보다 감소한 63.5%였다.

이는 15세이상 국민중 36.5%가 1년동안 책을 한권도 읽지 않고 있다는걸
말해주는 것이다.

교육비가 소득에 비해 부담이 된다는 응답자는 전체의 66.7%로 93년에
비해 3.9% 포인트 늘어났고 부담요인으로는 각종 과외비(62.9%)를 들었다.

사회통계조사에서 나타난 몇가지 부정적 측면은 무엇을 말해주고 있는가.

경제성장 못지않게 삶의 질을 향상시키기 위해 풀어가야할 과제가 많다는
것이다.

국민대부분이 시간적 여유가 없다면서도 여가시간의 대부분을 TV시청이나
잠자는데 사용하고 있다는 것을 보면 여가활용을 못하는건 시간탓만으로
돌릴수 없을것 같다.

우리사회는건전한 놀이문화를 만들어내지 못하고 있다.

누구나 편하게 즐길수 있는 시설도 크게 부족할 뿐 아니라 그런걸 만들
생각도 하지 않고 있는 것이다.

가족과 산보할수 있는 변변한 도시공원이 얼마나 되는가.

사람이 많이 모이는 곳은 무질서와 쓰레기의 전시장이 되기 마련이고
교통지옥에다 황당한 바가지 요금은 여가시간을 활용할 엄두를 내지 못하게
하고 있다.

독서인구비율이 낮은 것은 부끄러운 일일뿐 아니라 가장 우려해야할
대목이라 하지 않을수 없다.

학교든 지방자치단체든 제대로 갖춰진 도서관시설물 가진 곳이 얼마나
되는가.

교육비 부담과중, 과외비문제는 더이상 강조할 필요조차 없다.

공교육에 만족하지 못하고 천문학적인 사교육비를 지출하고 있는 현실을
누가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

살기좋은 사회를 하루아침에 만들어지는 것은 아니다.

또 그런 일을 하는데 있어서 부딪치는 현실적인 벽이 있다.

그러나 살기좋은 사회를 만들겠다고 하는 의지와 제도적 뒷받침이 있어야
한다.

사회지표에 나타난 부정적 측면뿐 아니라 지표로 나타나지 않는 국민생활의
불만 불편 그리고 국민들이 겪는 고통을 해소하기 위해 관계당국이 지속적인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경제성장에 걸맞지 않게 삶의 질은 떨어지고 불편하고
불안한 생활이 일반화되고 말 것이다.

(한국경제신문 1997년 7월 8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