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업원들의 능력개발에 나서고 있는 기업들이 늘고 있다.

이들 기업들은 능력개발을 통해 생산성향상을 꾀하며 초일류기업으로의
도약을 꿈꾸고 있다.

노동부 한국산업인력관리공단과 공동으로 "능력개발캠페인"을 벌이고
있는 한국경제신문사는 제2부 시리즈 "능력개발로 초일류를 꿈꾸는
기업들"을 통해 모범적으로 능력개발훈련을 실시중인 기업들을 소개한다.

< 편집자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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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남 대전시 유한킴벌리 대전공장.

깨끗하게 정돈된 현관을 들어서면 여느 공장에서는 볼 수 없는 방이
눈에 띈다.

"교육실"이라는 간판이 붙은 방안에선 6명의 종업원들이 강사를 중심으로
무엇인가에 대해 열띤 토론을 하고 있다.

강사는 선임종업원 (기선).

유한 킴벌리 대전 공장이 교육을 통한 생산성 향상이라는 "조용하지만
엄청난" 혁명을 일으키고 있는 현장이다.

이 공장의 생산성 향상속도는 그야말로 눈부시다.

예를 들어 기저귀 생산기계 1대에서 올해 뽑아낸 제품은 시간당
2만3천2백개다.

지난해 2만1천7백개보다 10% 많아졌다.

지난 95년 (1만9천7백개)보다는 시간당 3천5백개 가량이 늘었다.

"특별한 장비를 도입한 것이 아니라 종업원들이 스스로 공정을 개선하고
불량을 줄여 이같은 생산성 향상을 이룩했습니다" (김광호 생산부장)

바로 교육을 통해 높아진 종업원들의 작업능력이 연평균 10% 생산성
향상이라는 신화를 창조하고 있는 것.교육이 생산성 향상의 에너지로
작용하고 있다는 얘기다.

"종업원들은 작업중에 발생한 문제를 가지고 강사를 중심으로 토의를
합니다.

여기서 답을 찾아 생산 매뉴얼을 만들어 내지요" (김종성 생산교육팀
대리)

종업원들이 일을 하다가 생기는 문제를 찾아 스스로 해결하고 이것을
공정개선으로 연결하는 교육을 통한 자체해결 시스템을 가동하고 있는
것이다.

이같은 성과는 잘 짜여진 교육체계에서 비롯된다.

이 공장의 종업원은 모두 1백60명.

이들중 1백명이 수강생이다.

강사는 선임종업원이나 관리직 간부들.

1인당 연간 교육시간은 평균 3백시간정도다.

교육시간이나 참여인원이 학교를 연상시킬 정도로 많다.

교육내용도 사내 전문강사 2명과 종업원들이 상의해 결정한다.

교육프로그램은 안전 품질 원가 환경 공정 소양 등 6개 분야.

생산성 향상과 전혀 관계가 없는 소양교육이 전체 교육시간의 40%를
차지하는 게 특이한 점이다.

"소양교육은 영어회화나 음악감상 등 주로 인성교육에 초점을 맞추고
있습니다. 기술교육만 할 경우 사고의 유연성을 기를 수 없거든요"
(김부장)

직접적으로 기술력을 높여주는 스킬교육과 다양한 사고를 할 수 있는
감성교육을 병행,창조적인 직업능력을 갖추도록 한다는 설명이다.

이공장의 교육프로그램중 다른 공장과 다른 또 한가지는 교육에
참가하는 종업원에게 특별수당이 지급된다는 것.

그것도 평일 임금의 1.5배를 쳐서 준다.

교육도 시켜주면서 돈도 주는 셈이다.

"4조3교대로 작업을 하기 때문에 잔업이 거의 없거든요. 휴무일을
이용해 교육을 하지만 특별수당을 지급해서 상대적으로 부족한 잔업수당을
메워주는 효과도 거두고 있지요" (정홍기 공장장)

회사측의 입장에선 부담이 늘어날 수 밖에 없지만 "생산성이나 종업원들의
애사심 향상과 비교하면 남아도 한참 남는 장사" (김부장)이다.

종업원들의 교육참여도 매우 적극적이다.

한달 평균 4일 교육에 이틀만 의무적으로 참가하고 나머지 이틀은 본인이
참석여부를 결정할 수 있도록 했지만 늘 빈자리가 없다.

"교육내용이 업무와 관계되는 것이어서 게을리할 수가 없어요. 또
영어공부 등도 재미있고요" (김성범 기선)

결국 유한 킴벌리 대전공장은 교육을 통해 생산성 향상과 종업원의
애사심 향상이라는 두마리 토끼를 잡고 있는 셈이다.

이런 점에서 정공장장의 종업원 교육론은 매우 시사적이다.

"21세기의 기업은 누가 창조적이고 유연한 생산시스템을 갖고 있느냐에
따라 경쟁력이 결정될 것입니다.

이런 점에서 종업원 교육은 회사발전의 에너지를 얻는 작업이라고 할 수
있지요"

종업원 교육을 통해 노동의 질을 높여야 21세기에 경쟁력있는 기업으로
살아남을 수 있다는 지적이다.

< 조주현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5월 12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