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부 독일과 인접한 오스트리아의 잘츠부르크는 모짜르트의 고향이다.

이 도시의 중심을 가로 질러 잘차흐강이 흐르고 있다.

오염되지 않은 탓인지 이 강에서는 물새들이 날아다니는 여유로운 모습을
볼 수 있다.

영화 "싸운드 오브 뮤직"에서 볼 수 있었던 호수와 산들이 모여있는
잘츠감마구트로의 출발은 질차흐강 옆 미라벨궁전 광장에서였다.

시내에서 빠져 나온 듯했으나 아직 교통량이 많은 길에서 이상한 물체를
발견하였다.

차가 달리는 길 옆으로 30~40 높이의 초록색 천막이 계속 쳐 있었다.

무엇인지 궁금하여 물어 본즉 답은 개구리를 보호하기 위해서라는
것이다.

개구리가 길거리인 줄 모르고 튀어 나와 자동차에 치어 죽는 경우가 있어
개구리가 뛰어넘지 못하도록 천막을 세워 놓은 것이다.

경칩이 지났어도 잠을 깨야 할 개구리가 보이질 않고 강남으로 갔던
제비도 돌아올 줄 모른다는 소식이다.

봄의 전령사인 개구리나 제비의 수가 점점 줄어 들고, 봄과 여름을
채우던 잠자리나 나비들도 해마다 격감하고 있다고 한다.

얼마전 오대산 국립공원안에 호텔이 들어서 국립공원의 자연환경을
망친다는 뉴스를 들었다.

이번에는 또 광릉숲이 죽어 간다는 소식이다.

한국의 대표적인 천연림,6백년동안 보존된 다양한 식물 조류 포유류
곤충류들이 서식하고 있는 자연환경의 보고를 개발이란 미명아래 망가뜨리고
있다.

잘츠감마구트 주변의 호숫가는 더이상의 개발을 금지시키고 있었다.

호수주변에는 새로운 별장과 상가를 신축하지 못하도록 규제가 엄격하였다.

그래서 잘츠감마구트는 20년전과 별 차이 없이 옛모습을 그대로 간직한
채 다시 찾아온 여행자를 변함없이 반긴다.

한마리의 개구리를 보호하는 마음, 오스트리아인들은 왜 한마리의
개구리라도 더 살리고자 하는지 그 깊은 마음을 헤아려보자.

(한국경제신문 1997년 4월 11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