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국민과 기업 뿐아니라 미국도, 동아시아의 나라들도, 특히 가장
가까운 이웃나라인 한국은 더욱더 ''가까운 일본, 열린 일본경제''를 원한다.

관료들이 중간에 끼어들지 않아도 책임있는 경제적 선택이 이루어지고,
정부가 나서서 보호하고 지탱하고 부추기지 않아도 시장원리가 행복과
부를 나누어주는 일본경제가 되기를 바란다.

일본의 무라야마 도미이치 총리가 통산성 장관인 하시모토 류타로
자민당총재를 현존의 3당 연립체제를 이어가 새지도자로 시사하면서
사의를 표명한 것은 일본이 바뀌어야 하며 이제는 바뀌겠다는 변화와
개혁의 시발점이 돼야 한다.

그간 일본의 경제구조 개혁논의는 정부와 민간에서 전개되어 왔다.

총리 자문기관인 경제심의회가 규제완화 및 기업관련 제도개혁을
제시했으며 민간의 경단련 산업정책부회는 성장촉진을 위한 구조개혁
필요성을 강조해 왔다.

한편 통산성 산업구조심의회가 내놓은 ''일본재건 시나리오''는
''정말 구조개혁을 하지 않으면 일본이 무너진다''는 위기감에서 마련된
일본의 졍제재건 장기전략서로 평가되고 있다.

그런데 이 시나리오는 이제 차기 총리로 이 개혁을 주도해야할
하시모토의 비전으로 알려져 있다.

국경은 낮아지고 시장은 넓어지는 무한 경쟁시대의 주역은 물론
기업이다.

그러나 경쟁의 원동력은 생산활동에 참여하는 경영자-근로자의 창조력에
있으며, 기업경영 환경을 제공하는 정부의 행정 서비스도 경쟁에서
예외가 될수 없다.

발전의 능력을 상실한 종업원을 종신고용제 때문에 끌어안아야 할 이유도,
탁월한 창조력을 가진 사람을 연공서열 때문에 보상못하고 잃을 이유도
이제는 정당성이 약해졌다.

각국의 정부가 사람키우고 기업하기 좋은 나라를 만들기 위해 경쟁적으로
경제개혁을 폭넓고 피부에 와닿게 실행하는 마당에 경제강국 일본이
뒤질수는 없다.

일본은 자랑스런 나라이다.

아시아에서 제일 먼저 선진국이 된 나라이며 아시아 안에 가장 많이
투자한 나라이다.

이제는 일본이 좀더 가까운 나라가 되어야 한다.

정부관료는 국민을 고객으로 모시고 기업의 머리역할 보다는
사업자들의 발이되어 주어야 한다.

일본정부는 세계속의 일본이 담당해야 할 몫과 위상을 나서서 찾는
세계정부가 되어야 하며, 동아시아의 성장 다이내미즘에 지속적으로
불을 지펴 세계경제에 활력을 주는 성장경제의 선도자가 되어야 한다.

더 나아가 일본경제는 이제 세계를 향해 열린 경제가 되어야 한다.

일본국민의 근면성과 치밀함, 그리고 일본기업의 기민성과 혁신력은
일본관료가 지도하고 보호해서 만들어 낸게 아니다.

세계를 무대로 뛰고 성공을 경험할 때까지 멈추지 않는 철저한
경쟁의식이 알궈낸 것이다.

무라야마의 퇴진은 일본의 정국불안을 대변한다.

장래도 불안하다.

하지만 그 해답은 경제에 있으며 열린 경제에 있다.

일본 경제만을 생각하는 보수회귀는 위험하다.

(한국경제신문 1996년 1월 7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