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니스를 벗한지 어언 10년.내게는 나이를 먹을수록 테니스가 평생
스포츠로 자리잡고 있다.

코트에서 볼을 좇아 네트를 넘기는 묘미,볼을 쳤을때 라켓을 타고
온몸에 퍼지는 짜릿한 통쾌함, 게임을 마치고 상대의 손을 잡으며 등을
두드려주는 엄격함과 절제된 매너등이 바로 테니스가 지닌 매력적인
요소이다.

그리 넓지않은 공간에서 공이란 한가지 목표에 몰입하면 온갖 잡념과
스트레스를 날려버릴수 있어 세상의 온갖 근심을 잊게해주는 이 운동을
가까이 하면서 또 다른 삶을 배울수도 있다.

그 맛에 심취되어 한 주도 거르지 않고 매주 토요일 오후 2시경이면
어김없이 동작동에 있는 회사지정 코트로 모여드는 선건테니스회 회원
들이 있다.

여름의 폭염이나 겨울의 매서운 한파에도 회사코트의 주말오후는 한가할
틈이 없다.

본회의 고문으로서 각종 지원을 아끼지 않으시는 문우행상무님, "포핸드
와 백핸드는 임팩트후 팔로우드루를 끝까지 해줘야지"라고 한마디 충고를
잊지않는 이강문과장, 백핸드 톰스핀의 명수 백기황부장, 비오는 주말이면
집안에서 컴퓨터테니스게임이라도 해야 직성이 풀리는 김윤기차장, 올해는
A조 진입이 목표라는 김균태과장, 서브앤발리의 칼을 갈고있는 서수원대리
(부회장), 테니스회의 1년살림살이 준비에 바쁜 김성회대리(총무), 홍일점
인 유정미사원등 극성멤버로 주말의 테니스장은 어느새 열기로 가득하다.

만일 우천으로 인해 코트사정이 좋지않은 날에는 실내코트를 빌려서라도
경기를 해야겠다는 사람들이다.

이럴때는 "광"이라기보다는 차라리 "중독자"로느껴질 정도이다.

이러한 회원들의 "극성"으로 불과 1년남짓의 구력임에도 10년 구력의
실력자를 따라잡는 천부적인 실력자도 생겨났고 폼은 코미디액션을
방불케 하지만 볼감각이 신기에 가까운 사람들도 늘어가고 있다.

나이와 직급을 불문하고 일단 게임에 들어가면 경쟁자로서 추후의
양보도 없기에 SUPEX(Super Excellent)를 추구하는 모습 그대로이다.

우리 동호회는 92년 해외건설협회장배 테니스대회에서 아쉽게 8강에
머물렀지만 지난해엔 명실상부하게 준우승의 관록을 쌓을수 있었던 것도
그러한"광"들의 노력덕분이었다.

올해는 이러한 회원들의 열성으로 월례대회를 신설, 최소한 1달에 한번은
대회를 열어 사내자치회로서의 면모와 실력을 한단계 끌어올릴 계획이다.

특히 올해에는 해외건설협회회장배 테니스대회에서 기필코 우승을 거머
지겠다는 각오로 회원들은 실력향상에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한국경제신문 1995년 2월 16일자).